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AI 군비경쟁을 막기 위한 이해를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은 9월 25일 두 정상의 회담을 비롯해 국제 권력구조와 주요국 선거를 다룬 분석과 논평을 소개했다.
AI 군비경쟁 막을 정상 간 이해 필요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서 각국 정상에게 “초지능을 차지하는 쪽이 승리한다”며 미국이 중국보다 크게 앞서 있다고 말했다. 더컨버세이션은 이런 발언이 두 정상 사이의 신뢰를 쌓는 데 어떤 도움이 될지는 불분명하다면서,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양국이 AI 군비경쟁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대면 외교를 연구하는 니컬러스 휠러(Nicholas Wheeler)와 마커스 홈스(Marcus Holmes)는 현재의 도전이 1980년대 후반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정상회담을 떠올리게 한다고 분석했다. 당시에는 핵무기 확산이 냉전 양측의 우려였다. 소련은 나토의 군사훈련에서 소련이 동유럽을 침공하면 핵 보복을 하는 시나리오가 다뤄진 일을 우려했다. 1985년 11월 제네바에서 만난 두 정상은 이념적 차이에도 양국이 핵 확산을 두려워한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후 핵 합의들을 통해 위기를 완화했다. 더컨버세이션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도 이와 같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국가 넘어 기업·기계로 이동하는 권력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21세기 권력의 성격과 행사 방식이 유동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권력이 지정학적 차원에서 이동할 뿐 아니라 국가에서 민간 기업으로, 인간에서 기계로도 옮겨가고 있으며, 이런 변화가 전쟁과 불평등, 기후 위기, AI 등 주요 현안에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국제안보 전문가 스테판 볼프(Stefan Wolff)와 마틴 왤리시(Martin Waelisch)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좁은 승리만을 추구하는 권력관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그런 접근이 문제를 완화하기보다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이 12월 G20 의장국을 맡는 것을 앞두고, 국제 협력의 방식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헨리에타 무어(Henrietta Moore) 런던대 글로벌번영연구소 소장은 기후변화와 국가 부채, 기술 문제를 다룰 때 모든 회원국의 합의를 선결 조건으로 삼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무어 소장과 동료들이 제안한 ‘새로운 정렬(The New Alignment)’은 먼저 해결할 문제와 필요한 결과를 정한 뒤, 이를 실행할 역량을 지닌 국가와 기관, 기업, 공동체를 모으자는 구상이다. 합의의 가치는 인정하되 합의가 진전의 필수 조건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더컨버세이션은 러시아와 독일의 선거 결과도 다뤘다. 러시아 총선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통합 러시아당(United Russia)이 압승했으며, 선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민투표로 묘사됐다. 분석가 제니퍼 매더스(Jennifer Mathers)는 선거운동에서 나타난 특징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독일에서는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기독민주당(CDU)이 좌파당 디링케(Die Linke)에 밀려 2위를 기록했고,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는 4.9%를 얻어 의석 확보에 필요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에서는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이 38.2%를 얻어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과반에는 못 미쳤다. 애스턴대의 에드 터너(Ed Turner)는 선거 패배가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에게 압박을 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컨버세이션의 종합 논평은 AI 경쟁을 포함한 국제 현안에서 권력의 이동과 국가 간 협력 방식이 함께 바뀌고 있음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