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클로드(Claude)가 로봇을 지휘해 의약품 실험을 수행하는 자체 생물학 연구실을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구축한다. IT 전문 매체 더디코더는 9월 22일 로이터(Reuters)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클로드와 로봇이 물리 실험 수행
이번 연구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머물던 AI 기반 신약 개발을 실제 실험으로 확장하기 위한 시설이다. 앤트로픽은 이곳에서 클로드가 실험 절차에 따라 로봇을 움직이고 실험 장비를 조작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람이 모든 단계를 직접 수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인간 개입으로 실험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다만 안전을 위해 사람의 감독은 계속 필요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이미 이 구상을 뒷받침할 도구 2개를 내놓았다. 연구자를 위해 구축된 AI 작업공간인 클로드 사이언스(Claude Science)와 모델 하드웨어 표준(Model Hardware Standard)은 AI가 실험실 장비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다. 원문에는 장비 제어 방식이나 실험실의 로봇 수, 처리 가능한 실험 규모, 클로드의 구체적인 모델 버전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공개된 계획은 특정 신약 후보의 성과보다 AI와 실험 장비를 연결하는 기반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생명과학 부문을 이끄는 에릭 카우더러-에이브럼스(Eric Kauderer-Abrams)는 치료제가 없어 오랫동안 《약물 개발이 어려운 질환》으로 여겨진 분야에서 가장 큰 기회가 있다고 봤다. 그는 AI가 여러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복잡한 항체의 설계를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드가 문헌이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을 통해 실험 결과를 얻으면, 설계와 검증 사이의 반복 과정이 짧아질 수 있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런 가능성이 실제 치료제 개발 기간을 얼마나 줄일지는 이번 보도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인수와 제약업계 협력 기반 확대
이번 연구실 구축은 올해 초 앤트로픽이 취한 조치의 연장선이다. 앤트로픽은 4월 생명공학 스타트업 코이피션트 바이오(Coefficient Bio)를 약 4억달러에 인수했고, 노바티스 최고경영자(CEO)인 바스 나라심한(Vas Narasimhan)을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인수와 제약업계 경영진 영입에 이어 자체 실험 시설까지 마련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당분간 자체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는 제약회사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계획은 물리적 실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연구실의 개장 시점과 운영 규모, 고객에게 제공할지 여부, 별도 이용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발표의 핵심은 클로드를 실제 실험 장비와 연결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 있으며, 임상 개발이나 신약 출시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