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당초 2026년 10월로 계획한 기업공개(IPO)를 11월로 미룰 전망이다. 상장 시점은 10월 말이 가장 이른 일정으로 거론되지만 11월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더디코더는 9월 20일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과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앤트로픽 IPO 연기 배경과 실적
앤트로픽의 자문사들은 회사가 상장에 앞서 2026년 3분기 실적을 제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약 2조달러로 평가하고 최대 100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실현될 경우 스페이스X(SpaceX)가 6월 IPO에서 세운 기록을 모두 넘어설 수 있다. 다만 보도는 3분기 실적이 상장 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도 활용될 수 있어 연기 사유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026년 1분기 약 47억달러였던 매출은 2분기 115억달러 이상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컴퓨팅 인프라 지출은 34억달러에서 56억달러로 65% 증가했다. 이른바 조정 영업이익률은 1분기 마이너스 13%에서 2분기 한 자릿수대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이 수치는 주식보상비용 등 주요 비용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회계기준을 따르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자금 조달과 경쟁 압박
앤트로픽의 AI 소프트웨어에 최근 1년간 10만달러 넘게 지출한 기업은 2025년 말 약 1500곳에서 2026년 2분기 말 약 6000곳으로 네 배 늘었다. 같은 기간 1000만달러 이상을 쓴 기업은 100곳 넘게, 100만달러 이상을 지출한 기업은 1000곳 넘게 집계됐다. 회사는 2028년 매출을 약 1900억~2000억달러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PO 자금은 투자자에게 곧바로 돌아가기보다 향후 수년간 부채·주식 시장에 접근할 기반을 마련하는 데 쓰일 가능성이 크다. 앤트로픽은 8월 초 현금성 자산을 1200억~1300억달러로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데이터센터 건설과 모델 훈련에 필요한 비용으로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5월 스페이스X와 체결한 컴퓨팅 인프라 계약만 해도 월 12억5000만달러가 들어간다. 오픈AI(OpenAI)가 아스트라(Astra)와 오픈라우터(OpenRouter)에서 경쟁력을 회복한 점, 금리 상승과 저렴한 오픈 웨이트 모델의 확산도 부담으로 꼽힌다. 안전성 시험 중 발생한 의도하지 않은 해킹과 관련한 운영 위험 역시 상장 뒤 더 엄격한 검토를 받을 수 있다.
오픈AI도 IPO를 2027년으로 미뤘으며, 샘 올트먼(Sam Altman)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앤트로픽의 상장 연기 역시 안전성 논란만이 아니라 실적 검증, 대규모 인프라 투자, 자금 소진 속도, AI 사업의 수익성 측정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기업들이 AI 도입으로 인력을 대체해 얼마나 비용을 절감했는지, 추가 매출을 얼마나 창출했는지는 아직 명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