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 프라이빗 테크 트레일블레이저스 콘퍼런스에서 업종별 데이터와 업무에 특화한 수직형 AI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각됐다. 실리콘앵글은 10월 4일 콘퍼런스 참가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기반 모델 자체보다 산업별 데이터와 통합 기술 역량이 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봇·에이전트, 현장 업무에 맞춘 성장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는 자율주행 이동 로봇 약 1만6000대를 현장에 공급했고, 수주 잔량은 약 4000대라고 공동창업자 브렌 피어스가 말했다. 매출은 매년 두 배로 늘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의 식당이 주요 시장이다. 요양시설과 카지노에도 로봇을 공급하고 있고, LG와의 협력으로 창고와 공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이동 로봇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반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적용한다. 다만 촉각을 구현하는 손은 개당 약 3만달러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건설 분야의 애드레스 로보틱스(Address Robotics)는 올쓰리(All3)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공동창업자 로디온 시슈코프는 건설 비용의 55~60%를 인건비가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올쓰리는 부지 설계부터 인허가용 문서 작성까지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와 산업용 로봇 생산, 현장 조립을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회사가 로봇뿐 아니라 작업 과정도 설계해 로봇이 처리해야 할 예외 상황을 줄이는 방식이다. 약 2500만~3000만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뒤, 11각형의 비정형 부지에 6층 공동주거 건물을 짓는 첫 현장을 준비 중이다.
기반 모델보다 데이터와 전력 효율에 주목
전자상거래·마케팅 기업 블룸리치(Bloomreach)는 약 100개 모델을 활용한다. 공동창업자 라지 데 다타에 따르면 소비자 프로필 70억개로 학습한 루미(Loomi) AI 엔진은 별도 조정 없이 쓰는 대규모언어모델보다 5~10배 높은 성능을 내는 모델을 만들어낸다. 고객사의 거의 절반이 AI 에이전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에이전트 4개를 쓰는 고객 수는 1년 사이 23배로 늘었다. 인력 증가 없이 매출 성장 속도가 빨라졌고, 외부 에이전트가 루미 커넥트를 통해 플랫폼을 호출하는 횟수도 전월 대비 83%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빈저 모터스(Harbinger Motors)는 디젤 차량과 같은 가격대의 중형 전기·하이브리드 차량 플랫폼을 판매한다. 공동창업자 존 해리스는 캘리포니아의 일반적인 택배 트럭이 충전 비용을 빼고도 연료비를 연간 약 3만달러 절감한다고 말했다. 페덱스와 토르 인더스트리스가 고객사이며, 배송 트럭용 배터리 시스템은 에어스트림 여행용 트레일러에도 쓰인다. 언컨벤셔널 AI(Unconventional AI)는 AI 시스템의 전력 소비를 약 1000분의 1로 줄이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하고 있다. 회사는 6월 1일 대만 TSMC에서 칩 설계 테이프아웃을 마쳤다고 최고재무책임자 알리 에스파하니가 전했다.
업종별 데이터가 경쟁력의 기반
콘퍼런스에서 다뤄진 사례들은 식당·건설·상거래·운송·반도체 등 서로 다른 산업의 구체적인 문제를 겨냥했다. 에스파하니는 회사가 표준 반도체 공정에서 물리 기반 동역학을 이용해 연산하고, 시스템의 변화 상태가 기억 역할을 하는 접근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창업 1년 만에 약 5억4000만달러를 조달했고, 직원 수는 1월 14명에서 약 60명으로 늘었다.
금융 분야에서는 에어월렉스(Airwallex)가 기업이 세계 주요 80~100개 경제권에서 현지 사업자처럼 계좌를 열고 결제를 받으며 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금융 운영체계를 제공한다고 기업개발·자본시장·투자자관계 책임자 어빈 샤가 소개했다. 실리콘앵글은 콘퍼런스 참가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기반 모델이 점차 범용화되는 상황에서 독점 데이터, 산업별 업무 흐름, 신뢰와 대규모 투자가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