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AI만으로 노동자 해고를 결정하거나 직장인의 감정 상태를 예측하는 행위 등을 제한하는 법안들에 서명했다. 가디언은 10월 3일 이 법들이 AI로 인한 해고 통지와 직장 내 신경정보 수집·화장실 감시 금지 등을 포함한다고 보도했다.
AI 단독 해고 결정·신경정보 수집 제한
새 법은 고용주가 AI에 전적으로 의존해 직원을 해고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하고, 직원의 감정 상태를 예측하는 데 AI를 사용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뇌나 신경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로 얻는 신경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제한 대상이다. 해고가 AI 때문에 이뤄졌다면 기업은 직원에게 이를 알려야 하며, 직장 화장실에서 AI로 노동자를 감시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법안은 직원의 이동 경로와 화장실 체류 시간 등을 기록하는 감시 시스템도 겨냥한다. 아마존(Amazon) 물류창고 노동자들은 화장실 이용 시간을 재는 관행에 불만을 제기한 바 있고, 카이저 퍼머넌트 간호사들은 환자와 대화할 때 목소리의 어조를 자동화 시스템이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노동조합총연맹의 로레나 곤살레스 회장은 기업이 AI를 어디에서 쓰는지 모두 알 수 없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주보다 넓은 직장 내 AI 규제
AI 기업 다수가 자리 잡은 캘리포니아는 직장 내 AI 사용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첫 주 가운데 하나가 됐다. 콜로라도와 코네티컷, 일리노이, 텍사스도 직장 내 AI 사용을 다룬 법을 통과시켰지만, 가디언은 이들 법의 범위가 캘리포니아보다 좁다고 전했다. 곤살레스 회장은 다른 주에서도 관련 법안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법 집행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로스쿨 AI 법·혁신 연구소의 로빈 펠드먼 소장은 노동자가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정부만 법을 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법 전문 로펌 오그트리 디킨스의 대니얼 옥스 변호사는 기업들이 새 규정에 적힌 AI 활용보다 조직 전반에 AI를 책임 있게 도입하는 데 더 관심을 두고 있다며, 도구별로 여러 절차를 요구하는 방식이 실제 현장과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AI 투자와 감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메타(Meta)는 6월 직원의 컴퓨터 활동을 추적해 AI 모델 훈련에 활용하려던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다음 달에는 수십 명의 직원이 장애 편의 제공을 받거나 의료·육아 휴직 중인 직원이 AI 도구를 이용한 해고 대상 선정에 표적이 됐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캘리포니아 노동조합총연맹은 이번 흐름을 활용해 고용주가 직장에서 AI를 사용하는 경우 이를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법의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노동자 단체들은 규제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