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자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여성은 신규 채용에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AI로 업무가 바뀔 위험이 큰 직종에는 더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10월 4일 링크드인 조사와 업계 종사자 인터뷰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AI 신규 채용 여성은 4명 중 1명
링크드인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AI 직무 신규 채용에서 여성 비율은 약 25%로, AI와 관련 없는 직무의 신규 채용에서 여성이 차지한 50%에 크게 못 미쳤다. 임원급 AI 직무에서는 여성 비율이 13%로 더 낮았다. 반면 여성은 고객 서비스처럼 AI로 업무가 바뀔 가능성이 큰 직종에 더 많이 종사해, 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 위험에도 더 많이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AI 직무 채용 공고는 2023년 이후 두 배로 늘었고, AI를 다루지 않는 직무보다 평균 임금이 두 배를 웃돌았다. 그러나 AI 직무에 종사하는 여성은 데이터 라벨링처럼 상대적으로 보수가 낮은 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사라 스타인버그(Sarah Steinberg) 링크드인 글로벌 공공정책 파트너십 책임자는 설명했다. AI 관련 직종 전체를 보면 남성의 중위 임금이 여성보다 4만5000달러 높았으며, 성별에 따른 직무 분포 차이도 격차의 한 원인으로 제시됐다.
채용 관행과 업무 환경도 장벽
AI 플랫폼 업체 프라이어와이즈(Prioriwise)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우르바시 바트라(Urvashi Batra)는 AI 기업의 여성 창업자가 남성 공동창업자보다 덜 진지하게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남성 공동창업자가 직접 발표할 때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AI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자예타 푸타툰다(Jayeeta Putatunda)는 자신이 여성 엔지니어 한 명뿐인 팀에서 일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며, 여성은 의견을 알리기 위해 더 크게 말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푸타툰다는 AI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려면 장시간 노동이 필요할 수 있고, 여성 멘토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출산휴가로 4개월 자리를 비운 뒤 복귀했을 때는 프레임워크와 모델 수준이 크게 바뀌어 따라잡기가 벅찼지만, 동료의 도움과 남편과의 육아 분담이 복귀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여성이 AI 분야에서 밀려나는 것은 관심이나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기술 변화를 따라갈 수 있게 해주는 지원 체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맥 중심 채용과 DEI 축소
미국에서 여성은 기술직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남성보다 높은 비율로 업계를 떠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여성 기술직 종사자들은 포용적이지 않은 조직 문화와 승진 장벽을 이탈 요인으로 꼽았다. 애니타비닷오알지(AnitaB.org)의 브렌다 다든 윌커슨(Brenda Darden Wilkerson) 대표는 기업들이 빠르게 채용하면서도 기존 인맥과 추천, 선발 기준을 반복해 여성에게 같은 수준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AI는 경력이 짧은 신산업인 만큼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뽑을 여지가 있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채용이 기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기술직 진출을 돕던 기업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도 최근 축소되는 추세다. AI 파워드 우먼(AI Powered Women)의 창립자 펠리시아 뉴하우스(Felicia Newhouse)는 DEI 프로그램이 차별금지법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기업을 겨냥한 미 법무부의 움직임 등을 들어, AI 기업이 여성 지원 사업을 뒷받침하도록 설득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여성 기술직 옹호자들은 이런 흐름이 수 세대 만에 가장 큰 성별 임금 격차를 낳고 여성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기술의 개발 과정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