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국가 도메인 등록기관에서 9월 ‘.si’ 웹 주소 등록이 4만4천건으로 급증해 8월보다 약 2199% 늘었다. 영국 BBC는 10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공지능(AI) 명칭 변경 추진과 맞물린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si 등록, 한 달 새 4만4천건
슬로베니아 국가 도메인 등록기관 대변인 클라라 허먼(Klara Herman)은 9월 하순의 등록 활동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도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8월에는 등록된 주소가 2천건에 미치지 못했으며, 허먼은 9월 수치가 연중 다른 달과도 뚜렷하게 차이 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9월 30일 하루에만 신규 등록 1만1천건이 집계됐다.
‘.si’는 슬로베니아 웹사이트가 사용하는 도메인 접미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 명칭으로 제안한 ‘슈퍼 인텔리전스(Super Intelligence)’의 약칭 ‘SI’와 글자가 같다는 점이 등록 급증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터넷 도메인은 사용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브라우저에 입력하는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고유 주소다.
트럼프의 ‘SI’ 명칭 추진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1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AI를 ‘슈퍼 인텔리전스’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그는 ‘인공’이라는 말이 가짜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놀랍다며 “새로운 슈퍼 인텔리전스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허먼은 등록 증가 전체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으로 설명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메인 등록 급증의 다른 가능성으로는 이른바 사이버스쿼팅이 거론된다. 이는 나중에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특정 도메인을 미리 사들인 뒤 이익을 남기고 되파는 행위다. BBC는 도메인 투자자 릭 슈워츠가 1997년 ‘men.com’을 1만5천달러에 샀다가 7년 뒤 132만달러에 매각한 사례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과 만났고, 미국 정부 부처와 기관이 공식 서신·웹사이트·보고서 등에서 ‘AI’ 대신 ‘SI’와 ‘슈퍼 인텔리전스’를 쓰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도메인 등록 자료는 명칭 변경 추진과 등록 급증이 시간상 겹쳤음을 보여주지만, 등록기관 대변인은 두 현상의 인과관계를 단정하지 않았다. BBC 보도는 등록된 주소의 향후 거래 여부나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