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세금 신고서 써주는데 고객은 모른다?… 美 국세청 ‘고지 의무’ 모호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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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무 대리업계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납세자 사전 동의 없이 AI를 활용해 세금 신고서를 작성하는 행위를 둘러싸고 법적 모호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 국세청(IRS·Internal Revenue Service)은 미국 재무부 산하의 세무 행정 기관이다. 미국 국세청이 세무 대리인의 AI 활용 지침을 마련했으나, 납세자에게 AI 사용 여부를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혼선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세무 현장의 혼선과 제도적 한계를 CNBC가 8월 4일 지적했다.

세법 제7216조의 예외 조항과 AI의 모호한 경계

현행 미국 연방세법 제7216조(Section 7216·납세자 정보의 무단 공유 및 사용을 금지하는 형사 처벌 조항)는 세무 대리인이 납세자의 서명 동의 없이 고객 정보를 제3자와 공유하거나 목적 외로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000달러(약 138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세무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 왔다. 문제는 최근 도입된 생성형 AI(generative AI·텍스트나 코드를 자동 생성하는 인공지능)를 단순한 소프트웨어로 볼 것인지,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을 내리는 제3자 주체로 볼 것인지에 대해 법적 해석이 갈린다는 점이다.

미국 공인회계사회(AICPA·American Institute of Certified Public Accountants)는 미국의 공인회계사를 대표하는 회원 수 40만 명 이상의 전문 단체이다. 헨리 그제스(Henry Grzes) AICPA 세무 실무 및 윤리 담당 수석 매니저는 현행 세법 제7216조의 마지막 공식 지침이 2013년에 머물러 있어 변화한 기술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AICPA는 규제 명확성이 확보될 때까지 세무 대리인들에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납세자로부터 AI 활용에 대한 서명 동의서를 미리 받아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세청 지침의 한계와 윤리적 책임

지난 6월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에 따르면, 미국 국세청 전문책임국(OPR)은 세무 전문가의 책임성 확보를 위한 ‘OPR 알림 2026-19’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세무 대리인에게 AI 생성물의 검증 의무와 수수료 산정 기준을 준수하도록 명시한 것이다.

이 지침은 써큘라230(Circular 230·미국 재무부 세무대리인 직무 윤리 규정)을 바탕으로 세무 대리인이 AI 오작동(hallucination·환각 현상)이나 허위 정보 제출 시 직접 법적 책임을 지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 지침 역시 납세자에 대한 사전 고지 의무나 고객 데이터의 AI 학습 이용 차단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납세자가 자신의 개인정보가 폐쇄형 AI 시스템에서만 처리되는지, 또는 외부 알고리즘 학습에 활용되는지 여부를 세무 대리인에게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안전장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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