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McDonald’s)가 미국과 일부 해외 시장에서 AI로 매장별 고객의 지불 의향을 추정해 메뉴 가격을 다르게 권고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T 전문매체 엔가젯은 9월 30일 로이터(Reuters)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매장별로 달라지는 AI 가격 권고
로이터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시스템은 매장 주변 고객이 지불할 의향이 있는 금액을 바탕으로 ‘최적 가격’을 산출한다. 같은 도시의 매장끼리도 동일한 메뉴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의 한 매장에서 빅맥(Big Mac)은 5.69달러였지만, 2마일 떨어진 다른 매장에서는 6.89달러였다. 두 가격의 차이는 21%다. 가맹점주가 이용하는 화면에는 해당 지역의 고객이 가격에 ‘중간 정도 민감도’를 보인다는 식의 안내도 표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맥도날드는 가맹점주가 최종 가격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로이터와 인터뷰한 일부 점주는 회사가 AI 도구 사용을 압박한다고 주장했다. 내부 문서에는 가맹점이 플랫폼 권고를 따르는지 추적하고 권고 가격에서 벗어난 사례를 기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새 사업 기준에는 점주가 회사가 승인한 가격 컨설턴트 및 도구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회사 문서에 따르면 가격 지침은 가맹점에 연간 최소 3차례 전달된다.
가맹점 압박과 가격 알고리즘 논란
전 점주 카렌 킹(Karen King)은 권고를 따르지 않은 뒤 본사에서 전화가 왔다며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켐프친스키(Chris Kempczinski)는 계약 갱신 논의에서 일부 가격 지침 미준수 사례를 다룬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 본사는 가맹점의 영업 허가 갱신이나 신규 매장 개설 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가격 도구 이용 약관은 가맹점들이 서로 경쟁 관계일 수 있다며 독점금지·경쟁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안내하는 한편, 최종 가격은 점주가 결정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보도됐다. 약관은 독립적인 법률 자문을 구할 것도 권고한다. 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 윌리엄 코바치치(William Kovacic)는 로이터에 이 문구가 가격 알고리즘에 대한 최근의 감시 속에서 “잠재적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로이터 보도가 “추측에 기반하고 정보가 부족하다”고 반박하며, 해당 플랫폼은 가맹점의 판단을 돕는 매장별 권고 도구이지 의무가 아니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적어도 2019년부터 관련 기술을 사용해 왔으며, 켐프친스키 CEO는 2023년 개별 매장 가격을 평가하는 자체 도구를 개발했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했다. 과거 코네티컷주의 한 가맹점에는 빅맥 한 개에 18달러를 책정하라는 권고가 전달돼 논란이 됐고, 점주는 차별을 이유로 본사가 자신을 가맹점 체계에서 밀어내려 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해당 소송은 진행 중이다. 일부 점주들은 팬데믹 기간과 이후에도 도구가 큰 폭의 가격 인상을 권고했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익으로 얻는 구조다. 웬디스와 인스타카트도 차등 가격 논란 뒤 관련 방침이나 도구 사용을 둘러싸고 해명·변경에 나선 바 있으며, 월마트의 디지털 가격표 계획에도 소비자 반발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