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창작계, AI 저작권물 무단 학습 허용안 막아내

영국 창작계가 유명 예술인과 입법 대응을 앞세워 AI 기업의 저작권물 무단 학습 허용안을 막아냈으며, 호주도 같은 논란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가디언은 9월 28일 영국의 저작권 개정 반대 운동이 정부의 정책 후퇴를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유명 예술인 동참에 여론도 힘 실어

영국 정부는 저작권자가 사전에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AI 기업이 저작권 보호 콘텐츠를 모델 학습에 쓰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엘튼 존(Elton John),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ABBA의 비에른 울바에우스(Björn Ulvaeus), 배우 줄리앤 무어(Julianne Moore),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Thom Yorke) 등 유명 예술인들이 반대 서한과 시위에 참여하며 논란을 키웠다. 엘튼 존은 정부를 “완전히 형편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하고, 해당 계획이 젊은 세대의 유산과 수입을 빼앗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론도 창작계 주장에 힘을 보탰다. 영국 성인 10명 중 7명은 AI 모델 학습에 쓰인 저작물의 권리자에게 사용료를 지급하는 데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원의원이자 영화감독인 비번 키드론(Beeban Kidron)은 노래와 책, 그림이 사람들의 중요한 순간에 영향을 준다며 대중이 저작권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키드론은 앤서니 앨버니지(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에게 기술기업에 맞서 온 평판을 창작자들을 희생시키며 훼손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침묵 앨범·빈 책으로 반대 운동

작곡가이자 전 AI 업계 임원인 에드 뉴턴렉스(Ed Newton-Rex)는 주목을 끄는 방식으로 저작권 완화의 영향을 알렸다. 1000명이 넘는 음악인이 지지한 앨범 ‘이게 우리가 원하는 것인가?’는 활동을 멈춘 녹음실과 공연장의 소리를 담았다.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등 작가 1만명은 이름만 적힌 빈 책 ‘이 책을 훔치지 마세요’에 참여했다. 뉴턴렉스는 AI 기업 밖에서는 기업들이 콘텐츠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며, 영국 운동의 목표는 정부가 그 점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전 영국 보수당 정부 문화정책 보좌관 피에르 앤드루스(Pierre Andrews)는 노동당 정부가 창작계가 정책에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 실수였다고 짚었다. 창작자들은 자신들을 지지할 것으로 여긴 정당이 불리한 방향으로 저작권을 바꾸려 한다는 데 놀랐다는 설명이다. 반면 영국 기술산업협회 테크UK(techUK)의 앤터니 워커(Antony Walker) 부대표는 정부가 초기 협의안의 제시 방식을 잘못했다고 인정했지만, 권리자들이 토론을 일방적으로 주도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저작권자가 사전에 거부하지 않으면 AI 학습에 저작물을 쓸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더는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 저작권 정책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사례는 AI 학습용 콘텐츠의 보상과 저작권 보호를 둘러싼 논쟁에서 창작계의 조직적인 반대와 대중 여론이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호주 정부도 창작자들의 반발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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