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측 부족·대기의 혼돈성으로 허리케인 강도 예측에 한계

허리케인 강도 예측에서 AI가 전 지구적 기상 예보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고해상도 관측 데이터 부족과 대기의 혼돈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더컨버세이션은 9월 23일 분석에서 AI 기상 모델이 전 지구 규모에서는 기존 물리 기반 예측 시스템에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지역 단위의 극한 현상인 허리케인 강도 예측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허리케인 강도 예측이 어려운 이유

AI 기상 예보의 발전은 방대한 기상 자료, AI 모델의 개선, 전례 없는 컴퓨팅 능력에 힘입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전 세계 기후·기상 기록에는 대기 상태가 시간에 따라 변한 사례가 수백만건 포함돼 있어, AI가 전 지구적 날씨 패턴을 학습하는 기반이 됐다. 그러나 전 지구 규모에서 지역 규모로 범위를 좁히면 예보 난도가 높아진다. 허리케인처럼 짧은 시간에 급격히 발달하거나 이동하는 현상은 훨씬 세밀한 자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강도 예측에 쓰이는 자료는 크게 직접 관측과 기상 모델 시뮬레이션으로 나뉜다. 관측에는 강우량, 지표면 부근 기온, 풍속 등을 측정한 기상 관측소·레이더·부이·위성 자료가 포함되지만, 해안 인근에 집중돼 있고 분포도 고르지 않다. 허리케인의 주요 발달 과정이 벌어지는 먼바다에서는 직접 관측이 부족하다. 위성도 강우량과 지표면 바람, 구름 꼭대기 온도의 일부만 추정할 수 있으며, 전 세계 허리케인의 완전한 3차원 구조를 동시에 관측하지는 못한다. 시뮬레이션은 대기 상태와 물리 법칙을 결합해 고해상도 3차원 정보를 제공하지만, 대기 지식의 불완전성과 계산상의 근사 때문에 미세한 과정을 모두 재현할 수 없다.

데이터 부족 넘어선 대기의 혼돈성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예측이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다. 분석에 따르면 허리케인의 초기 상태에 있는 아주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허리케인 강도에 혼돈적 요소가 있어 예보 기간이 길어질수록 AI 모델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 환경이 허리케인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 강도인 ‘잠재 강도’를 결정하는데, 따뜻한 바다는 강화를 돕고 윈드시어는 발달을 늦춘다. 해수면이 따뜻할수록 강도 변동도 커질 수 있다. 이러한 변동은 완전한 무작위라기보다 허리케인이 예측하기 어려운 여러 상태 사이를 움직이는 ‘혼돈 유인자’ 안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급격한 강화는 예보와 대피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원문은 2017년 카리브해와 플로리다를 향하기 전 급격히 세진 허리케인 어마, 2018년 플로리다 상륙 직전 카테고리 5로 발달한 허리케인 마이클을 사례로 들었다. 2026년 9월 21일 멕시코 태평양 연안에서 열대폭풍으로 시작해 24시간 만에 카테고리 5 허리케인으로 강화된 허리케인 폴로의 사례도 언급됐다. 폴로의 최대 풍속은 시속 180마일에 이르렀다. 예보가 급격한 강화를 놓치면 지역사회가 대피와 대비에 쓸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과제는 새 모델이나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허리케인의 전체 3차원 상태를 충분한 시간 해상도로 확보하는 데 있다. 관측 체계가 개선되더라도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장기 예측에 불확실성을 남길 수 있다. 분석은 허리케인 강도 예측을 위해 학습할 수 있는 완전한 3차원 자료가 아직 없으며, 대기의 혼돈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핵심 한계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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