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에이전트형(agentic) AI 도입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실제 업무 재설계와 인력 준비, 운영 책임 체계 구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디넷(ZDNet)은 8월 29일 딜로이트(Deloitte)·KPMG·액센추어(Accenture) 등의 조사에서 기업들이 AI 에이전트의 배치보다 책임성·거버넌스·비용 관리에 더 큰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딜로이트의 에이전트형 AI 전환 조사에서 43%의 조직은 여러 부문으로 AI 에이전트 배치를 확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규모를 갖춘 다중 에이전트 운영에 도달한 곳은 15%에 그쳤고, 인력의 도입 준비도가 높다고 답한 비율은 20%, 현재 업무 프로세스가 에이전트형 AI 도입에 준비됐다고 본 기업은 16%였다. 반면 경영진의 74%는 2030년까지 업무 프로세스의 절반이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재설계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 조사에서는 조직 내에서 실제로 가동 중인 AI 에이전트 수가 1년 새 3배로 늘었고, 복잡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 역량이 350% 향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직원들의 AI 에이전트 사용도 신뢰가 높아지면서 3배 증가했다. 조직당 평균 에이전트 수는 5개에서 13개로 늘었으며, 에이전트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9일로 53% 단축됐다.
KPMG의 글로벌 AI 펄스 조사는 20개국 최고경영진과 기업 리더 21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업의 76%는 AI에서 사업상 가치를 얻고 있다고 답해 한 분기 만에 12% 늘었고, 78%는 AI 전략을 미래 변화에 맞게 유지할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완전히 통합된 AI·인간 인력 체계를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다는 응답도 71%였다. AI 운영 비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확립된 투자수익률(ROI)을 보고할 가능성이 5배 높았다.
다만 활용 사례를 확장하기 어렵다는 점과 전문 인력 부족은 ROI를 입증하는 주요 장애물로 꼽혔으며, 두 문제 모두 분기마다 거의 2배씩 증가했다. 세일즈포스 조사에서도 중간관리자의 3분의 2 이상이 AI의 미래 역할을 낙관하면서 팀의 AI 도구 도입에 개인적 책임을 느낀다고 답했지만, 다수의 AI 시범사업은 성능과 속도에 집중한 채 조직의 신뢰를 얻는 작업을 건너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센추어와 와튼(Wharton)의 공동 연구는 미국 노동통계국의 18개 산업별 업무 데이터를 토대로 미국 경제 전체 노동시간의 50%, 약 1억2000만명의 업무가 약 60개의 디지털·물리적 AI 에이전트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자본시장에서는 디지털 AI 에이전트만으로도 노동시간의 45% 이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상의 600억달러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완전히 성숙한 단계까지 도입하면 매출 60억달러 증가와 연간 생산성 향상 17억달러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연구진은 선도 기업들이 고립된 단일 솔루션 대신 인간의 지휘 아래 작동하는 디지털·물리적 에이전트 묶음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센추어 보고서 공동저자 제임스 크롤리(James Crowley)는 인간이 단순히 에이전트의 결과를 검토하는 ‘참여자’가 아니라 업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주도자’가 돼야 한다며 “인간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시스템에 퍼지는 속도가 공식 거버넌스 수립보다 빠른 만큼, 향후 기업의 과제는 에이전트 수를 늘리는 데서 확대된 업무 역량을 측정 가능한 가치와 지속적인 성장으로 전환하는 데 놓일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