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 정부가 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라는 녹색당의 요구를 거부했다. 잭 폴란스키 녹색당 대표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급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일자리와 국가안보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가디언(The Guardian)은 8월 29일 영국 정부가 폴란스키 대표의 제안에 이같이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폴란스키 대표는 지역 공동체를 위한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제외하고는 “에너지를 많이 쓰고 물을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급제동을 걸 때”라고 말했다.
녹색당의 중단 요구는 영국이 수년 만에 최악 수준의 가뭄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현재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은 영국 전체 공급량의 약 2.5%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이 비중이 네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데이터센터는 매일 수십억건의 AI 프롬프트를 처리하는 칩이 들어가는 시설이다.
영국 정부는 데이터센터를 핵심 국가 기반시설로 지정한 상태다. 폴란스키 대표는 이를 “터무니없는 결정”이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사람에게 핵심 기반시설은 병원과 물, 전기이지 인공지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기술 대기업의 요구를 지역사회의 물 안보와 기후 목표보다 앞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대변인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면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영국이 민감한 보건·국방 데이터 처리에서 해외 컴퓨팅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핵심 국가 기반시설 지위가 데이터센터에 물이나 전기를 우선 배정한다는 뜻은 아니며, 공급 부족 때 가정보다 자동으로 앞선다는 의미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잉글랜드에서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은 비가정용 물 소비량의 1%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정책은 영국에서도 주요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유권자들의 압박 속에 스코틀랜드국민당 정부가 중단 방안을 검토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데번부터 버킹엄셔, 카디프부터 파이프까지 소음·열·교통량·경관 훼손과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지역 분쟁이 발생했다. 카니시카 나라얀 영국 AI 장관은 강력한 국방을 위해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며, 영국이 중요한 기술을 외국 억만장자 소유에만 맡기지 않으려면 자국 데이터센터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건설 중단을 거부하는 것이 대형 기술기업에 백지수표를 주거나 모든 데이터센터를 승인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개발업체가 청정 전력을 우선 사용하고 물을 책임 있게 관리하며 영국 내 일자리와 공급망을 만들고, 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기술 지분 캠페인 단체 폭스글러브는 일부 개발업체가 전력망 연결 지연을 피하려고 자체 가스발전소를 계획한다며 기후 대응의 심각한 후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동 집행이사 로사 컬링은 환경·사회적 비용을 대중과 지구가 부담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