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 연구자는 AI 산업에서 ‘코(co)-’ 접두어가 제품을 ‘인간과 함께 일하는 도구’로 포장하는 데 자주 쓰인다고 짚었다.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7월 30일자 글에서 브리짓 네를리히(Brigitte Nerlich) 언어·과학·사회 연구자는 ‘코-’가 라틴어 전치사 ‘컴(com)’에서 유래해 ‘함께’ ‘공유’의 의미를 갖지만, AI 맥락에서는 역할과 책임 범위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파일럿(Copilot)·코워커(co-worker)·코크리에이터(co-creator)·코사이언티스트(co-scientist)’ 같은 표현이 시스템이 인간과 “공존”할 뿐 AI가 통제하지는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 ‘코’ 프레이밍은 투자자에게는 자율적·능동적으로, 사용자·규제기관에는 인간이 최종 통제자라는 식으로 서로 다른 방식의 설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네를리히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산하 깃허브(GitHub)가 ‘코파일럿’을 항공 비유로 들며 ‘인간이 조종한다’는 이미지를 강화해 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생성형 AI가 스스로 상황을 전개할 수 있다는 논의 속에서 이런 언어가 설득 효과뿐 아니라 오해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6년 연구에서 사람들의 AI 의인화가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코’ 같은 은유가 장식이 아니라 설득 전략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립적인 통제 실패 논란이 생길 때도 책임의 화살이 기술을 만든 기업이 아니라 ‘행동하는 행위자’인 AI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