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용자가 빠르게 늘면서도 부정적 여론이 커지는 것은 기술 자체보다 기업들의 무리한 확산 전략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IT 전문 매체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10월 5일 AI에 대한 거부감과 사용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짚으며 이같이 해석했다.
AI 이용은 늘지만 부정적 여론도 커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AI가 자신과 사회에 미칠 영향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응답보다 부정적일 것이라는 응답이 더 많다.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AI 제품과 서비스를 불안하게 느낀다고 답했다. 갤럽(Gallup)의 5월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의 71%가 거주 지역에 새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반대했다. 새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3%였다. NBC의 3월 조사에서도 AI는 이민세관단속국(ICE)보다 인기가 낮았다.
반면 AI 이용 규모는 커지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챗GPT(ChatGPT)는 5월 월간 이용자 10억명을 기록했고,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제미나이(Gemini)는 7월 이용자 수가 9억5000만명에 근접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절반은 챗봇을 이용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2023년 응답의 두 배가 넘는다.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은 4명 중 1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에서도 성인 3분의 1 이상이 최근 3개월 사이 생성형 AI 도구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확산 전략에 대한 반감이 핵심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AI를 싫어한다는 응답이 기술 자체보다 기업들이 일상 곳곳에 AI를 밀어 넣는 방식에 대한 반감을 나타낼 수 있다고 봤다. 기업들이 AI가 여러 세대에 걸친 사회·경제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이용자에게 도입을 재촉한다는 것이다. AI를 많이 쓰는 지역일수록 비관적이라는 상관관계도 소개했다. AI 이용률이 높은 북반구 선진국에서는 회의적 태도가 두드러지고, 이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더 낙관적인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소셜미디어가 확산한 지난 20년에도 이용자 증가와 운영 기업에 대한 비판이 함께 나타났다고 비교했다. 당시 이용자는 플랫폼을 그만두면 콘텐츠와 관계망을 잃을 수 있어 선택지가 제한됐지만, AI에는 아직 다른 선택지가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50개 주 모두 AI 개발·배치를 규율하는 법을 제정했거나 추진 중이며, 관련 법안은 2100건을 넘어 3년 전보다 10배 늘었다. 구글과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의 대안이 될 오픈소스 모델도 시장에 나와 있어 소비자 선택과 경쟁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매체는 봤다.
다만 매체는 조달러 규모 기업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AI 확산의 다음 단계가 기업들이 말하는 것처럼 정해진 수순은 아니며, 모델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분명히 밝히고 세상을 장악할 듯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방향도 가능하다는 관점이다. 기사에 인용된 스타트업 스프링보즈(Springboards) CEO는 LLM의 확산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