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물리학자 매슈 슈워츠(Matthew Schwartz)가 AI 모델의 정밀 과학 계산을 돕는 오픈소스 하네스 ‘부트루프스(BootLoops)’를 개발하고, 클로드(Claude)를 활용한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IT 전문 매체 더디코더(The Decoder)는 10월 3일 슈워츠가 앤트로픽(Anthropic) 객원 기고에서 밝힌 내용을 보도했다.
부트루프스로 18개 분야 연구
슈워츠에 따르면 연구팀은 3개월 동안 18개 분야에서 공동저자 19명과 함께 논문 초안 36편을 만들었다. 입자물리학의 산란 진폭과 타원 적분 계산으로 시작해 생태학, 집단유전학, 경제학, 언어학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부트루프스의 소스 코드는 깃허브(GitHub)에 공개돼 있다.
클로드는 부트루프스를 이용해 입자물리학 적분 30개를 계산했다. 이 가운데 15개는 기존 결과를 재현했고, 나머지 15개는 처음 계산한 결과였다고 슈워츠는 설명했다. 생태학에서는 중립적 생물다양성 이론의 20년 된 방정식을 대규모로 계산하는 데 성공했다. 파나마 운하의 바로 콜로라도섬 자료에 적용하자 나무 종 구성이 이론이 허용하는 속도보다 4.5배 빠르게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학자 제임스 오드와이어(James O’Dwyer)는 이 결과를 더 나은 예측 모델로 발전시키는 데 참여했다.
계산 자동화와 전문가 판단의 경계
집단유전학 연구에서는 1000 게놈 프로젝트의 돌연변이 쌍 57억개를 분석해 유전자 전환이라는 메커니즘의 증거를 찾았다. 경제학 분야에서는 학술지 투고 자료를 검증하는 AI 데이터 편집기를 만들어 재현 패키지 4452개를 자동 점검했다. 이 작업은 미국 경제연구소(NBER) 워킹페이퍼로 발표됐다. 언어학자 3명과 함께 6072개 언어의 단어 강세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했다.
슈워츠는 지식이 분야별로 나뉘어 축적되는 탓에 연구 사이의 빈틈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볼록껍질(convex hull) 개념을 들어, 각 학문 분야의 경계 사이에 남은 미탐색 영역을 AI 하네스가 연결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분야 전문가가 연구 방향을 설정한 뒤에야 계산 결과가 과학적으로 의미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AI가 계산과 코딩을 빠르게 처리하면서 연구비 지원 기간과 박사과정 교육을 어떻게 설계할지도 불확실해졌다는 게 슈워츠의 진단이다. 그는 클로드가 기존 머신러닝 연구를 구현할 수 있는 상황에서 관련 기술 교육의 필요성이 달라지고 있다고 짚었다. 동시에 모델이 일을 끝냈다고 성급하게 선언하거나 소요 시간을 잘못 판단하고, 세련된 풀이 대신 무작정 계산을 반복하는 한계도 지적했다. 계산이 맞아도 결론이 틀릴 수 있고 자동 검증 역시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트루프스 연구는 연산과 토큰(단위) 사용량이 많았으며, 슈워츠는 과학적 방법과 인간의 지도·판단이 여전히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