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저가 모델, 기존 기업 수익모델 흔들 수 있다

중국 AI 기업 Z.ai(구 지푸AI)의 오픈소스 언어모델 GLM이 클로드와 챗GPT에 낮은 가격으로 도전하면서, AI 시장에서도 중국의 저가 대량생산 전략이 기존 기업의 수익모델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컨버세이션은 10월 1일 게재한 분석에서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산업의 전례를 들어 이 같은 가능성을 짚었다.

중국 AI, 저가 공급으로 시장 흔들까

분석은 중국이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를 대량생산해 값싼 제품을 널리 공급한 사례와 AI 모델의 가격 경쟁을 비교했다. 서방 기업들이 모델의 희소성과 높은 개발 비용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 상황에서, 비슷한 성능의 모델을 무료 또는 낮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소유’의 프리미엄이 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럽은 태양광 산업을 먼저 개척했지만 제조업체들이 사라지는 과정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격 경쟁의 배경으로는 중국의 산업 지원 방식이 제시됐다. 분석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국유 은행이 공장에 자금을 대고 지방 당 조직이 원하는 생산시설들이 원가 이하로 판매 경쟁을 벌이는 사례가 있었다. 투자금을 회수하기보다 고용이나 국가적 위상, 전략적 우위를 추구하는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사업자가 가격을 정하면 이윤을 내야 하는 민간 기업은 맞서기 어렵고, 공급 확대와 낮은 가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모델은 태양광·전기차와 같을까

다만 태양광 패널·전기차와 AI 모델의 기술적 차이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양광과 전기차는 성능 개선과 단가 하락이 누적되는 기술로, 반도체 집적도가 대략 2년마다 두 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과 유사한 비용·성능 곡선을 보여왔다. 제품 간 차이가 줄고 대체가 쉬워지면 가격 경쟁이 심해져 이윤 폭이 낮아지는 상품화가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AI 모델은 학습이 끝난 뒤 새 정보를 접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능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분석은 설명했다. 모델의 성능을 끌어올리려면 더 많은 데이터와 반도체, 전력이 필요한 재학습이 뒤따라야 한다. 알고리즘 거래나 검색증강생성(RAG)처럼 새 데이터에 맞춰 모델의 작동을 조정하는 방식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모델 자체의 능력이 계속 확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 차이는 AI 기업의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분석은 앤트로픽과 오픈AI가 현재 영업손실을 내면서도 향후 수익 개선을 전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저가 대체 모델이 확산하면 이들의 수익 전망이 압박받을 수 있다고 봤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시장 가치도 유능한 모델이 드물고 비싸며 학습한 주체가 통제한다는 전제에 기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렴한 모델은 성능 평가 순위와 별개로 실제 소프트웨어에 채택될 수 있다는 점도 분석의 핵심이다. 최고 성능 모델이 기준 평가에서 앞서더라도, 충분한 성능을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모델이 다른 제품의 기반으로 자리 잡으면 뒤집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가 뇌처럼 새 정보를 처리하며 스스로 학습하는 진화형 시스템으로 발전한다면, 자원 투입을 따라가는 현재의 경쟁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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