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AI 개발 경쟁 늦출 합의 없이 정상회담 마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I 개발 경쟁을 늦출 합의 없이 사흘간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마쳤다. 가디언은 9월 26일 두 정상이 AI 분야에서 실질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AI 협력 논의 대신 무역 휴전 연장

이번 국빈 방문은 인공지능(AI) 경쟁을 관리할 구체적 조치보다 정상 간 친교와 의전 행사에 무게가 실렸다. 두 정상은 이란·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를 논의했지만, 주요 정책 발표로 꼽힌 것은 무역 휴전 기간을 두 달 연장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고 “우리 농민들이 기뻐할 것”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와 외국 정부 관계자들은 AI가 인류에 실존적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양국이 개발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논의하기를 기대했다. 목요일 백악관 국빈 만찬에는 기술업계 경영진이 참석했지만, 양국은 AI 경쟁에 제동을 걸 상징적 조치도 내놓지 않았다. 중국 기술업계 인사들은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 “기술 실무그룹이라도 만들었어야”

미 하원 중국특위 민주당 간사인 로 칸나(Ro Khanna)는 양국 기술자와 기업이 참여하는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자기 개선형 AI 개발을 잠정 중단하는 틀을 마련할 기회였다고 지적했다. 칸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딥시크(DeepSeek), 문샷AI(Moonshot), 알리바바(Alibaba)와 앤트로픽(Anthropic), 오픈AI(OpenAI), 제미나이(Gemini) 관계자들이 함께 논의하도록 제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칸나의 제안이며,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은 아니다.

시진핑 주석은 목요일 미국과 중국이 AI를 선하게 개발·관리할 책임이 있으며, AI 개발이 인간의 통제 아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와 AI 에이전트의 보급률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우위를 지키려면 앞서 나가야 한다고 거듭 말해 왔으며, 이번 회담 뒤에는 AI를 ‘초지능’으로 바꾸어 부르려는 구상을 부각했다. 시 주석이 그 표현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소셜미디어에 썼지만, 관련 논의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조너선 친(Jonathan Czin)은 양국과 세계 기술의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점에 실질적 논의 대신 연출에 치우친 회담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 정상이 AI를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기술의 미래가 이들에게 달려 있다며, 두 정상이 공통으로 개발 속도를 늦추려 하지 않는 듯했다고 말했다. 칸나도 핵무기 조약과 같은 대형 합의가 아니더라도 양국 전문가들이 권고·집행·검증 방안을 논의할 실무그룹은 만들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담은 일부 전문가와 외국 정부가 기대한 AI 분야의 돌파구를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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