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항공청(FAA)이 워싱턴DC 상공의 항공 교통 혼잡을 관리하기 위한 AI 시스템 ‘스마트(SMART)’를 이르면 9월 21일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아스 테크니카는 9월 19일 미국 정부·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워싱턴 3개 공항서 제한적 시범 운영
스마트는 항공사 운항 일정, 날씨, 공항 수용 능력, 공역 상태 등을 바탕으로 항공 흐름을 예측하고 충돌 가능성을 식별하는 시스템이다. FAA는 워싱턴DC 지역의 3대 공항을 대상으로 먼저 시스템을 가동한 뒤, 미국 전역의 국가 공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FAA가 관할하는 미국 국가 공역은 약 2900만제곱마일에 이른다.
AI가 내놓는 예측과 권고는 FAA와 항공사, 항공기 운항자들이 운항 상황을 같은 기준으로 파악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토대로 항공기 운항 경로와 출발 시각을 조정해 연료 소모를 줄이고 정시 운항률을 높이며, 악천후나 항공 교통 혼잡으로 인한 운항 차질을 회복하는 시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항공업계는 FAA의 배치 계획을 수주 동안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우려는 스마트가 관제사나 항공사의 기존 절차를 바꾸지 않고, FAA의 기존 시스템을 통해 ‘대체 경로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명이 나온 뒤 다소 완화됐다.
12년 계약에 포함된 예측 기능
스마트는 FAA가 6월 보스턴 소재 에어 스페이스 인텔리전스(Air Space Intelligence)와 체결한 8억7500만달러 규모의 12년 계약에 포함됐다. 계약에는 버지니아주 FAA 항공교통관제시스템 지휘센터의 현행 시스템을 대체할 ‘흐름 관리 데이터·서비스’ 시스템 개발도 들어 있다. 항공 안전·AI 거버넌스 자문가 필립 맨(Philip Mann)은 흐름 관리 데이터·서비스 시스템을 기반 시설인 ‘중추’에, 스마트를 그 위에 놓이는 ‘예측 계층’에 비유했다.
에어 스페이스 인텔리전스는 별도 플랫폼인 플라이웨이즈 AI(Flyways AI)가 알래스카항공 등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전체 항공 교통의 40% 이상 관리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플랫폼은 미국 국가 공역을 4차원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해 항공 교통과 기상 조건을 예측한다. 그러나 새 스마트 시스템에 어떤 AI 모델이 사용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규칙과 논리에 따라 같은 결과를 내는 결정론적 모델인지, 패턴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머신러닝 모델인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오류도 낼 수 있는 생성형 AI인지 불분명하다.
전국 확대의 조건과 FAA의 과제
맨은 워싱턴 지역의 제한적 출발이 위험을 줄이는 적절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단일 예측의 정확도보다 국가 규모 시스템에 포함된 AI 구성요소의 불확실성이 더 큰 위험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실제 관제 업무량과 데이터 품질이 떨어진 상황에서의 성능을 확인한 뒤 다음 확대 단계로 넘어가야 하며, 예측이 틀렸을 때 결과에 대한 책임 주체를 서면으로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AA가 6월 설명한 대로 시스템이 고도 2만4000피트 이상 항공기와 해당 공역으로 진입·이탈하는 항공편만 다루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쟁점이다.
이번 시범 운영은 FAA가 노후 관제 장비를 교체하는 수십억달러 규모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추진된다. FAA는 1980년대부터 사용한 레이더 수백대를 비롯해 무전기, 통신 회선, 관제사와 조종사의 통화를 연결하는 음성 교환 장비를 교체하기 시작했다. 관제 인력 부족도 변수다. 미국 회계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관제 인력은 최근 10년간 6% 감소했으며, 필립 맨은 최소 인력 수준에서 운영되는 상황이 ‘상시 위기’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의 전국 확대 일정과 구체적 운영 범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아스 테크니카는 FAA에 논평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