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집한 군사 데이터를 활용해 영국 내 군사기지와 철도·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시위대나 적대국의 움직임을 식별하는 AI를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민간 기업에도 관련 데이터가 제공될 예정이다.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8월 25일 영국과 우크라이나가 이 같은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 우크라이나 전장 데이터를 안보 시스템 개발에 활용하는 첫 협약으로, 우크라이나의 어벤저스 AI 연구소가 보유한 방대한 자료에 영국 민간 기업이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첫 시범사업은 영국의 한 국방시설에서 진행된다. 지하에 매설한 광섬유 케이블에 AI 최적화 센서를 연결해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을 구분하고, 시위대의 침입이나 적대국의 공격 가능성을 식별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영국 정부는 기술이 실효성을 입증하면 공항·교도소·철도·에너지 기반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액션 활동가 단체에 대한 논란이 큰 금지 조치는 지난해 6월 이 단체 활동가들이 스쿠터를 타고 영국 공군 브리즈 노턴 기지에 침입한 사건 이후 촉발됐다. 이들은 군용 항공기 2대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린 뒤 체포되지 않고 빠져나갔다. 팔레스타인 액션은 당시 영국이 중동에서 집단살해와 전쟁범죄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수송·급유용 RAF 보이저 항공기를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방부의 승인을 받은 기업은 보안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이용하게 된다. 이미 영국 AI 기업 신텔라(Sintela), 마인드 파운드리(Mind Foundry), 스카이럴(Skyral) 등 3곳의 시범사업이 승인됐다. 광섬유 센서 전문기업인 신텔라는 최근 미국 국경 감시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3500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공유되는 자료에는 작전용 드론 데이터, 공격 임무 영상, 비행 경로가 포함되며, 우크라이나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사보타주 시도와 관련된 자료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4년치 군사 데이터인 만큼 공개 자료에 주로 의존해 학습한 기존 모델보다 실제 위협 양상을 더 깊이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철도·전력망·군사기지가 적대 세력의 공격이나 압박을 받을 때를 신속하게 예측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개인정보 보호와 기술 효과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됐다. 런던대(UCL) 컴퓨터과학 교수 스티븐 머독은 광섬유 케이블 센서로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술 자체는 수십년 전부터 존재했다며, 우크라이나 데이터가 성능을 실제로 개선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처럼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나타나고 다른 유럽 국가들이 향후 직면할 새로운 위협에 관한 데이터가 특히 가치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앤디 번햄 영국 총리는 이번 협력이 영국 기업의 AI 역량과 우크라이나의 전장 데이터를 결합해 국가안보와 기반시설 보호 역량을 높일 기회라고 밝혔고, 웨스 스트리팅 국방장관은 양국의 방위·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사업으로 드론·로봇·자동화 무기체계에 탑재할 AI 칩 개발도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