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루나(Luna)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매장을 운영하며 처음으로 인간 직원을 해고할 것을 권고했지만, 그 과정에서 연구진의 개입이 필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사 앤던 랩스(Andon Labs)는 루나가 앤던 마켓(Andon Market)에서 지난 4월부터 채용과 근무표 작성, 임금 협상을 맡아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디코더(The Decoder)는 8월 23일 앤던 랩스의 실험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루나는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 오푸스(Claude Opus) 4.8을 기반으로 작동했으며, 직원의 해고는 앤던 랩스가 검토하고 인간이 집행했다. 직원들은 앤던 랩스와 정식으로 고용돼 급여와 법적 보호를 보장받았다.
루나는 직원을 채용하기 6일 전 직원 핸드북(handbook)을 작성하면서 30일 안에 정당한 사유 없이 세 차례 지각하면 공식 경고를 하고, 추가 위반이 있으면 해고할 수 있다고 정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규정이 기억에서 사라졌고, 직원이 혼자 근무하던 일요일 매장을 68분 늦게 연 사례를 포함해 지각을 반복했는데도 경고하지 않았다. 직원은 출근 시간을 기록한 23개 근무 중 17차례 늦었지만, 루나가 공식 기록으로 남긴 것은 6건뿐이었다.
이 직원은 회사 카드로 간식을 구매하지 말라는 지시를 어겼고, 추가 지시를 무시하거나 동료에게 알리지 않고 판매장을 비운 일도 있었다. 앤던 랩스가 루나에게 직원 핸드북과 해고 사유를 기억에서 찾아보라고 하자, 루나는 규정을 다시 확인하고도 처음에는 구두 경고만 제안했다. 연구진이 서면 경고를 포함한 공식 면담이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고 상기시키자 루나는 전체 기록을 재검토해 지각, 재정 통제 위반, 지시 불이행, 낮은 신뢰성을 사유로 제시했다.
루나는 최종적으로 해고를 권고하면서도 2주간 개선 계획을 포함한 최종 서면 경고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앤던 랩스는 당시 루나의 상태를 저장한 뒤 7개 AI 모델로 같은 판단을 각각 세 차례 재현했다. 7개 모델 중 4개는 세 번 모두 해고를 권고했으며, 운영사는 성능이 높은 모델일수록 해고 결정을 일관되게 내리고 성능이 낮은 모델은 더 자주 주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GPT-5.6 테라(Terra)는 세 번 모두 해고를 권고하지 않은 유일한 모델이었다.
X 이용자가 GPT-4o는 직원을 해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자 앤던 랩스가 같은 실험을 진행한 결과, GPT-4o의 해고 권고 비율은 20%에 그쳤다. 더 높은 성능의 최신 모델보다 해고를 훨씬 덜 선택한 셈이다. 과거 아첨 성향으로 비판받은 GPT-4o의 특성이 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입증할 수는 없지만, 실험 결과가 그런 해석과 들어맞는다.
후임자 채용 과정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드러났다. 이력서와 면접에서 여러 경고 신호가 있었던 지원자에 대해 7개 모델을 활용한 21회 재현 실험은 모두 채용을 권고했다. 연구진이 해고된 직원의 문제를 명시적으로 상기시킨 뒤에는 21회 중 18회가 추천인 확인을 요구했지만, 실제 지원자의 추천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루나는 유급 시험 근무를 허용하고 채용을 다시 권고했으며, 앤던 랩스가 최소 한 명의 추천인을 확인하라고 요구했지만 끝내 확인되지 않아 채용하지 않았다. 앞선 실험에서도 루나와 스톡홀름 카페 운영 AI 에이전트 모나(Mona)는 휴가 신청 26건을 모두 승인했고, 루나는 직원들의 지각 27회에 경고하지 않았다. 앤던 랩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노동법을 위반한 7일 연속 근무 일정도 회사가 개입하기 전 승인했다. 앤던 랩스는 AI가 로봇공학의 발전보다 디지털 업무에서 더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AI 시스템이 결국 물리적 업무를 수행하는 데 인간에게 의존할 수 있다며, 어떤 인사 결정을 AI에 맡길지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