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AMD·SK하이닉스, AI 반도체 조정에도 주목받는 이유

AI 반도체 산업을 상징하는 고급 경제지 editorial illustration: 거대한 미래형 데이터센터 내부를 중심으로 세 가지 핵심 기술을 한 장면에 통합한다. 왼쪽에는 맞춤형 ASIC 칩과 빛나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연결망, 중앙에는 GPU와 CPU가 함께 작동하며 여러 단계의 AI 추론 작업을 수행하는 서버 시스템, 오른쪽에는 수직으로 겹겹이 쌓인 HBM 메모리 칩이 초고속 데이터 흐름을 전달하는 모습. 배경에는 냉각 장치와 서버 랙, 광섬유 네트워크, 추상적인 AI 에이전트 작업 흐름을 표현하고, 전경에는 최근 주가 조정을 암시하는 완만한 하락 곡선과 그 위로 다시 상승하는 빛의 흐름을 은은하게 배치한다. 반도체 칩의 정밀한 회로, 푸른색과 보라색의 첨단 조명, 금속성 질감, 깊이감 있는 시네마틱 구도, 현실적인 3D 렌더링과 세련된 금융 기사 삽화 스타일, 균형 잡힌 구성, 고해상도. 글자, 숫자, 로고, 브랜드명, 워터마크는 포함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최근 고점에서 15~20% 이상 떨어졌지만 브로드컴과 AMD, SK하이닉스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주요 수혜 기업으로 꼽혔다. AI 모델을 만드는 ‘학습’ 중심이었던 반도체 수요가 추론(inference·학습을 마친 AI 모델이 실제 질문에 답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 AI 에이전트, 맞춤형 AI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로 확산하면서 세 회사가 각각 다른 영역에서 성장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로드컴은 고점 대비 약 23%, AMD는 약 18%,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약 20% 하락한 상태지만 장기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모틀리풀이 8월21일 분석했다. 모틀리풀은 특히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클라우드 업체들이 AI 칩과 네트워크 투자에서 빠른 투자 회수 효과를 확인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브로드컴은 미국 반도체·통신 인프라 기업으로 맞춤형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칩 분야의 강자다. AMD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함께 공급하며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가속기 시장을 추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주요 D램 제조사 가운데 하나로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브로드컴, 빅테크 ‘자체 AI 칩’ 확산이 성장 동력

세 기업 가운데 브로드컴의 핵심 성장축은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특정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한 주문형 반도체)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TPU(Tensor Processing Unit·AI 연산에 특화된 구글의 자체 가속기) 개발을 지원한 경험을 기반으로 빅테크 기업의 자체 AI 반도체 설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AI 기업들이 엔비디아 GPU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브로드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AI 서비스가 학습에서 대규모 추론 단계로 넘어가면서 특정 AI 작업에 최적화한 ASIC의 비용·전력 효율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브로드컴의 AI 사업 확대는 자본시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회사가 AI 반도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600억달러(약 83조원)가 넘는 신규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체 조달 규모가 최대 1000억달러(약 139조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가 8월20일 보도했다. 조달 자금은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AI 기업에 제공할 컴퓨팅 인프라 사업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이미 알파벳과 메타 등 대형 기술기업의 맞춤형 AI 칩 설계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AI 기업들이 자체 반도체를 통해 GPU 공급 부족과 높은 연산 비용을 낮추려 할수록 브로드컴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AMD, AI ‘학습’보다 큰 추론 시장 노린다

AMD의 전략은 추론 시장에 집중돼 있다. 생성형 AI 초기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는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지만 AI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앞으로는 이미 만들어진 모델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추론 연산의 비중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AMD는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과 협력하면서 AI 가속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동시에 칩렛(chiplet·하나의 대형 반도체 대신 여러 작은 반도체를 연결해 하나의 칩처럼 작동시키는 설계 방식)을 활용해 더 많은 메모리를 탑재하고 연산 효율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MD는 차세대 AI 서버 플랫폼 ‘헬리오스(Helios)’도 본격 생산 단계에 올려놓았다. MI455X AI 가속기와 ‘베니스(Venice)’ CPU를 사용하는 이 시스템은 2026년 3분기 말부터 공급될 예정이며 오픈AI도 대규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7월23일 보도했다. AMD는 세레브라스와도 협력해 AI 추론 과정의 처리 속도와 비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확산도 AMD에는 새로운 시장이다. AI 에이전트(agentic AI·사람의 지시를 받아 여러 단계의 작업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AI)는 GPU뿐 아니라 서버 CPU에 지속적으로 작업을 요청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전체 연산량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GPU와 서버 CPU를 동시에 보유한 AMD가 AI 에이전트 확산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SK하이닉스, AI 칩 경쟁 뒤에서 HBM 공급 장악

SK하이닉스는 브로드컴이나 AMD와 사업 구조가 다르다. 직접 AI 연산용 프로세서를 설계하는 대신 GPU와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을 공급한다.

HBM(High Bandwidth Memory·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고성능 메모리)은 AI 가속기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GPU 연산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공급하느냐가 전체 시스템 성능을 결정하기 때문에 HBM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많은 웨이퍼 생산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AI 수요가 급증해도 단기간에 공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 장기 공급 계약까지 확대되면서 메모리 업계의 전통적인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 사이클이 과거보다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7월10일 미국 나스닥에서 ADR 거래를 시작했다.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미국 시장에서 외국 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예탁증서)을 통해 미국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직접 매매하지 않고도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AI 메모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는 8월21일 “글로벌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미야기현에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투자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회사는 아직 투자 지역이나 건설 여부가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주가 조정 이후에는 대규모 주주환원도 내놨다. 로이터는 8월19일 “SK하이닉스가 8월20일부터 11월19일까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2025~2027년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반도체주가 급락한 직후 나온 조치다.

같은 AI 반도체지만 투자 논리는 서로 달라

세 기업이 모두 ‘AI 반도체주’로 분류되지만 성장 논리는 서로 다르다. 브로드컴은 빅테크의 자체 AI 칩 확대, AMD는 엔비디아 중심 시장에서 추론·CPU 수요 확대, SK하이닉스는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 공급 증가가 핵심이다.

이는 AI 반도체 경쟁이 더 이상 GPU 시장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AI 데이터센터에는 GPU뿐 아니라 ASIC, CPU, HBM, 네트워크 반도체가 동시에 필요하다. AI 투자가 지속될 경우 이들 시장이 함께 커지는 구조다.

반대로 위험 요인도 같다. 글로벌 빅테크가 AI 설비투자를 줄이면 AI 반도체 공급망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세 기업의 주가가 고점에서 두 자릿수 하락한 것도 천문학적인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둘러싼 시장의 경계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AI 반도체 시장의 다음 경쟁은 ‘누가 엔비디아를 대체하느냐’보다 더 복잡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AI 추론량이 늘어날수록 맞춤형 칩과 CPU, HBM,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까지 동시에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브로드컴·AMD·SK하이닉스가 최근 주가 조정에도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AI 인프라의 서로 다른 병목을 각각 해결하고 있다는 데 있다.

Q&A

Q1. 브로드컴·AMD·SK하이닉스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AI 인프라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 크다. AI 관련 설비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 속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반도체주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Q2. 브로드컴의 가장 큰 AI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빅테크 기업용 맞춤형 AI 반도체인 ASIC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사업이다. 알파벳 등 대형 기술기업이 자체 AI 가속기를 확대할수록 브로드컴의 설계·네트워크 사업도 성장할 수 있다.

Q3. AMD는 엔비디아와 어떻게 경쟁하고 있나.

AI 모델 학습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우위가 강한 만큼 AMD는 빠르게 성장하는 AI 추론 시장과 서버 CPU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GPU·CPU를 하나의 데이터센터 플랫폼으로 공급하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Q4. SK하이닉스가 AI 시대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I GPU와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의 주요 공급업체이기 때문이다. AI 모델의 규모와 연산량이 증가하면서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HBM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Q5. 세 기업의 공통적인 최대 위험은 무엇인가.

AI 인프라 투자 둔화다. 글로벌 클라우드·빅테크 기업이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줄이면 ASIC과 GPU·CPU뿐 아니라 HBM과 네트워크 반도체 수요까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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