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앵글(SiliconANGLE)은 기업이 AI 성과를 토큰 수나 모델 호출량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통제하는 비용 구조와 사업 가치로 측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AI 기능이 실제 성과를 내더라도 외부 모델 비용을 통제하지 못하면 기업이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데이비드 벨란테와 아밋 에얄 고브린은 8월22일 분석 이를 ‘재정적 주권’의 문제로 규정했다.
사례로 캔바(Canva)는 2026년 매출 증가율 전망을 30%에서 20%로 낮췄다.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8월6일 캔바가 분기 매출 9억달러 이상을 올리고 25%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AI 기능 운영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 전망을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캔바는 고가의 제3자 프런티어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으며, 자체 모델과 레오나르도AI(Leonardo.AI), 작업 단위별 라우팅으로 기술 스택을 재구성했다. 그 결과 AI 작업 비용이 약 90% 줄었고, 동영상·이미지 모델 비용은 프런티어 모델보다 각각 17배와 30배 저렴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은 우버 테크놀로지스(Uber Technologies)가 한 분기에 연간 AI 예산을 모두 소진한 것으로 알려진 사례도 제시했다. 우버는 AI 사용을 중단하는 대신 기본 설정을 바꾸고 업무를 저비용 모델로 라우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자체 모델 역량을 확대하면서 앤트로픽(Anthropic)에 지급하는 비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없애기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린디(Lindy·법인명 크리벨로)는 앤트로픽이 최대 비용 항목이 돼 인건비를 넘어선 뒤 다른 모델 제공업체로 트래픽을 옮겼고, 핵심 업무에서 성능을 높이면서 비용도 줄였다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는 대규모 주권형 AI 사업을 추진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 큰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분석은 이를 두고 제품이 제대로 작동해도 재정적 주권 기준에는 미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권은 모델을 직접 보유하느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데이터, 평가 체계, 정책, 라우팅, 비용 측정, 사업자 교체 경로를 누가 통제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자체 모델과 학습 인프라를 갖춰도 상용 클라우드나 현지 호스팅 서비스를 쓰는 하위 배포까지 자동으로 주권형이 되는 것은 아니며, 미국 클라우드법(CLOUD Act) 적용 위험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CEO 알렉스 카프는 기업이 실제로 보유하는 가치를 늘리지 않고 공급업체의 토큰·호출량·사용량만 키우는 행태를 ‘토큰맥싱(tokenmaxxing)’이라고 비판한다. 분석이 제시한 대안인 ‘소버린 알파(sovereign alpha)’는 기업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 전문지식에서 만들어진 가치와 비용 절감에 따른 재무적 잉여를 기업이 계속 보유하는 개념이다. 사용량 기반 프런티어 모델 요금이 기업의 부를 외부 사업자에게 이전하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카프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위험에 놓인 알파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업의 데이터·지식·업무 흐름에서 나온 차별화된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비용 구조를 누가 통제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보유하거나 포기하는 재무적 잉여다. 외부 사업자가 집계된 수요와 제품 신호를 통해 시장 구조를 파악하고 인접 업무로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커서(Cursor) 같은 기업이 프런티어 모델 제공업체의 시장 진입을 겪는 사례가 언급됐다. 카프가 제시한 해법은 오픈 웨이트 모델을 고객이 통제하는 데이터센터의 엔비디아(Nvidia) GPU에서 운영하고, 자체 운영 계층까지 직접 소유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