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민들, 환경·전력 우려로 AI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요구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규모 산업시설로 환경 피해를 겪은 도시를 중심으로 건설 중단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9월 16일 필라델피아 사례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물·소음·대기오염 우려를 보도했다.

필라델피아서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 요구

필라델피아 주민과 환경운동가들은 시의회 청사 앞에서 ‘필라델피아에 데이터센터를 짓지 말라’는 캠페인 출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100명 이상이 참석했으며,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일자리와 경제성장을 가져온다는 기업 측 설명보다 오염과 소음, 전력·수자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시 당국은 아직 공식 건설 제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북동부 필라델피아와 사우스웨스트 필라델피아의 그레이스 페리 등 2곳을 후보지로 파악하고 있다.

그레이스 페리에서 평생 살아온 활동가 쇼마르 피츠는 과거 미국 동부 최대 규모였던 정유공장 인근에서 성장했다. 2019년 폭발 이후 문을 닫은 필라델피아 에너지 솔루션 정유공장은 하루 최대 33만5000배럴의 원유를 처리했으며, 피츠는 주민 가족과 이웃의 만성질환이 정유공장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피츠는 환경정의 단체 필리 스라이브의 공동 운영 책임자로, 필라델피아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AI 확산이 키우는 전력·환경 부담

데이터센터 반대 움직임은 필라델피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규모 산업시설의 흔적이 남은 미국 도시와 자원이 한정된 지역에서 주민들이 건설에 반대하고 있으며, 덴버·인디애나폴리스·애슈빌·샬럿·리노 등 여러 도시가 잠정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를 승인했다. 유예 조치는 지방정부가 데이터센터의 환경·인프라 영향을 추가로 조사할 시간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크다.

블룸버그NEF는 2035년 미국 데이터센터의 천연가스 소비량이 독일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9개월 전 전망치의 거의 2배다. 천연가스는 석유 등 일부 화석연료보다 오염물질 배출이 적지만 무해하지 않으며, 천연가스 1세제곱피트를 태우면 이산화탄소 환산량 60g이 배출된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하루 100만t의 온실가스 오염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뉴욕에서는 캐시 호컬(Kathy Hochul) 주지사가 대형 프로젝트의 신규 허가를 일시적으로 막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호컬 주지사는 데이터센터가 주민이 원하고 감당할 수 있는 지역에만 들어서야 한다며, 진전이 공공요금 인상이나 수자원 고갈, 소음 공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집회에서 필리 스라이브 이사회 의장 소냐 샌더스는 데이터센터가 더 많은 일자리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며 오염과 소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데이터센터의 구체적인 착공 일정이나 사업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AI 산업 주도권 경쟁으로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전력망이 과부하될 때 비상용 디젤 발전기를 가동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필라델피아 집회에 참석한 주민 도나 그린버그는 데이터센터가 주민과 지역에 필요한 전력과 물을 사용하고, 감시와 알 필요 없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데이터센터 건설은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환경영향과 공공자원 배분을 함께 심사하는 사안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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