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가 러시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챗GPT(ChatGPT) 계정 집단을 차단했다고 8월 25일 밝혔다. 이 계정들은 이스라엘 기반을 표방한 국제 버크 연구소(IBI)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영어 등으로 만들어 서브스택, 텔레그램, X,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에 퍼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AI는 계정 활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에 우호적인 ‘주권 지수’와 출처를 조작하거나 학술자료를 베낀 웹사이트를 포함한 복합적인 비밀 영향공작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이날 회사 블로그에서 이번 공작이 러시아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매우 큰 계정 집단과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오픈AI 모델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운영자들은 VPN을 이용해 플랫폼에 접속했다. 운영자들은 러시아어로 명령을 입력해 소셜미디어 댓글을 만들었고, 영어로 작성된 게시물에서는 러시아어 사용자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도록 지시했다.
IBI 관련 웹사이트는 2025년 2월 등록됐으며,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전문가 커뮤니티’를 표방했다. 사이트에 실린 상당수는 실제 학술 저술을 베끼거나 저자를 잘못 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슬라브어 사용자가 초안을 작성한 뒤 기계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오픈AI의 설명이다. 독일 정당 연합을 뜻하는 ‘신호등 연정’을 설명하면서 러시아어 등 슬라브어로 교통신호등을 뜻하는 ‘스베토포르 연정’이라는 어색한 표현을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번 공작의 핵심은 IBI가 만든 ‘주권 지수’였다. IBI는 외견상 싱크탱크를 표방하며 이 지수를 통해 러시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서방 국가를 깎아내렸다. 오픈AI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차단한 러시아 연계 영향공작 가운데 이처럼 정교한 웹사이트와 지수를 함께 구축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작이 도달한 독자 규모는 비교적 작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챗GPT의 주된 용도는 IBI 웹사이트 글을 홍보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 작성이었다. 게시물은 X, 링크드인, 페이스북, 서브스택, 텔레그램에서 확인됐고, 일부는 IBI 이름과 로고를 단 계정이 올렸으며 다른 일부는 일반 이용자처럼 보이는 비정상 계정이 게시했다. 이 계정들은 주로 IBI 글만 공유했다. 운영자는 실제 서브스택 이용자의 글에 답글을 달면서 IBI 채널을 팔로우하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IBI 홍보와 별도로 한 운영자는 ‘라메 엔테’라는 텔레그램 채널에 독일어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독일 정부를 반복적으로 비판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주장했다. 또 다른 운영자는 독일·미국·프랑스·폴란드·튀르키예를 대상으로 한 텔레그램 채널 12곳의 로고를 만들었고, 일부 채널은 IBI 관련 글이나 IBI가 작성한 게시물을 공유했다. 오픈AI는 계정 차단과 함께 이번 조사 결과를 공개해 공작의 운영 방식과 AI 활용 사례를 알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