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앤트로픽(Anthropic)의 AI 도구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10월 6일 BBC에 “앤트로픽 제품 사용을 중단했다”고 확인했다.
앤트로픽 클로드, 정보 분석에 활용
이번 확인은 국방부가 지난 2월 국가안보상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뒤 수개월 만에 나왔다.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은 당시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규정하고 8월 말까지 국방부가 제품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2월 27일 앤트로픽 퇴출 시한을 6개월로 설정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AI 활용을 아는 복수의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클로드(Claude)가 연구와 분석, 정보 수집에 쓰였으며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에도 활용됐다고 BBC에 전했다. 이들은 전직 국방부 관리와 국방부의 AI 업무를 수행한 계약업체 관계자 등이다. 이들에 따르면 클로드는 방대한 정보를 추려내는 핵심 도구로 여겨졌고, 논란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국방부 직원들이 계속 사용했다.
클로드는 팔란티어(Palantir)가 운영하는 국방부의 데이터 플랫폼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에도 통합돼 있었다. 메이븐은 위성사진과 드론 영상 등 시각 자료를 모아 정리하고, 이를 클로드 등 대규모 언어 모델에 입력해 잠재적 군사 표적을 식별하는 데 활용됐다. 여러 소식통은 정보 분석과 수집 과정에서 메이븐을 통한 클로드 사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플랫폼에서 만든 정보는 지휘 계통에 전달되는 1쪽짜리 보고서 작성에도 쓰였다고 한 소식통은 설명했다.
안전장치 논쟁과 국방부의 대체 계약
조지타운대 신흥기술·안보센터의 로런 칸(Lauren Kahn) 선임 연구분석가는 클로드가 메이븐에 깊이 통합돼 있어 시스템에서 빠르게 제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국방부 관리인 칸은 “이런 도구는 단순히 꽂아 쓰는 제품이 아니다”라며 일단 시스템에 통합되면 제거 과정이 복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븐은 국방부 전반에 배치됐으며 미국의 일부 동맹국도 미국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는 데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와 앤트로픽의 갈등은 클로드의 안전장치 해제를 둘러싸고 불거졌다. 국방부는 군이 앤트로픽의 AI 도구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요구했지만, 회사는 대규모 감시와 자율무기 우려를 들어 거부했다. 이후 앤트로픽은 지정 조치가 전례 없고 불법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방부는 구글(Google), xAI, 오픈AI(OpenAI) 등 다른 기술 기업과 계약을 맺었고, 국방부 내 일부 부서에서는 최근 오픈AI 도구의 활용이 늘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만 국방부의 사용 중단 확인 직전까지 클로드가 계속 쓰였다는 관계자들의 설명과 공식 발표 사이에는 시차가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