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작가들, 생성형 AI 논란 속 브리즈번 초상화상 복귀

호주 브리즈번 초상화상(BPP)을 2년간 보이콧했던 작가들이 생성형 AI 작품 논란 속에 올해 다시 공모전에 참여했다. 일부 퍼스트 네이션스 작가들은 AI에 맞서 ‘조상의 온전성(ancestral integrity)’을 내세운 자화상으로 출품했다.

AI 작품 허용한 초상화상

가디언은 9월 18일 브리즈번 초상화상 결선에 복귀한 작가들의 작품과 AI를 둘러싼 논쟁을 보도했다. 올해 본선에는 49점이 올랐으며, 이 가운데 생성형 AI 사용을 공개한 작품은 재키 라이언(Jackie Ryan)의 ‘더 캐치(The Catch)’가 유일하다.

라이언은 호주 코미디언 앨리스 프레이저(Alice Fraser)를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생성형 AI 프로그램 크레아(Krea)를 이용해 유리 상자 안에 여성 인물들을 배치하고 그 위에 금속 집게가 달린 오락실 인형뽑기 기계를 표현했다. 슈퍼히어로와 1950년대 주부를 연상시키는 인물들은 AI로 만들었고, 라이언은 여러 차례 프롬프트를 입력해 페미니즘적 도상과 인물 배치, 배경, 벤 데이 도트 효과를 수정했다. 그는 AI 요소보다 인간이 선택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인간이 선택되는 것이 좋은 일인지는 되물었다.

브리즈번 초상화상은 2024년 생성형 AI 작품을 출품 대상으로 허용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AI 작품이 5만달러 규모의 로드 메이어상을 포함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문을 열었고, 이를 두고 일부 예술가와 전 수상자들이 공개 보이콧에 나섰다. 워클리상 수상 사진작가 러셀 셰익스피어(Russell Shakespeare)는 AI 작품을 공정한 경쟁에 약물을 허용하는 것에 비유했다. 공모전 측은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생성형 AI 작품만 허용하는 규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퍼스트 네이션스 작가들의 복귀

위라주리(Wiradyuri) 작가 버룽가(Birrunga)는 2024년과 지난해 자신이 속한 갤러리 소속 작가들과 함께 공모전을 거부했다. 그는 AI 작품에는 예술적·문화적 내용과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진 실천의 연결성이 없다며, AI를 퍼스트 네이션스 문화 지식재산 수집에 대한 묵시적 허가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올해는 자신과 갤러리 소속 퍼스트 네이션스 작가 5명이 다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버룽가는 이 복귀를 AI와 AI의 대결로 표현했지만, 여기서 말하는 두 번째 AI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조상의 온전성을 뜻한다. 궁가리(Gunggari)·카비 카비(Kabi Kabi) 작가 케인 브런지스(Kane Brunjes)의 ‘앤세스트럴 인테그리티(Ancestral Integrity)’와 카밀러로이(Kamilaroi) 작가 엘리시아 러브-앤더슨(Elysia Love-Anderson)의 ‘리플렉션스(Reflections)’가 결선에 올랐다. 러브-앤더슨은 가족과 원로들로부터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진 지식이 작품에 담기며, 소프트웨어가 이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0년 디지털 부문 수상자이자 2024년 보이콧을 이끌었던 사진작가 글렌 헌트(Glenn Hunt)도 올해 다시 출품해 결선에 올랐다. 그의 작품은 희귀 피부질환인 수포성 표피박리증을 앓는 딘 클리퍼드(Dean Clifford)의 초상이다. 메타 AI(Meta AI)가 한때 클리퍼드의 외모를 ‘좀비 의상’에 비유한 일이 있었고, 그의 셀카가 온라인에서 확산됐을 때 실제 인물이 아니라 AI 생성물이라고 믿은 사람들도 있었다. 헌트는 AI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같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반대편에 있는 매우 실제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즈번 초상화상 전시는 수상작 발표 다음 날인 토요일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애나 레이놀즈(Anna Reynolds) BPP 디렉터는 AI를 예술에 사용할지 말지의 단순한 찬반 논쟁은 지나갔으며, 이제는 창작 도구로 어떻게 통제하고 인간의 창의적 주도권을 유지할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성형 AI가 사회의 기반을 빠르게 바꾸는 상황에서 향후 공모전에 AI 작품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브런지스는 AI와 무관하게 작가들의 진정성과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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