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크리켓 선수·코치·분석가의 업무 범위 넓힌다

AI가 크리켓에서 선수·코치·분석가를 대체하기보다 이들의 업무 범위를 넓히는 변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디언은 9월 16일 주간 크리켓 이메일 ‘더 스핀’ 발췌문에서 AI가 경기 분석과 유망주 육성, 스포츠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을 짚었다.

AI가 바꾸는 크리켓 분석과 선수 육성

인도 프리미어리그와 헌드레드 소속 팀에서 분석가로 활동하는 프레디 와일드는 자신의 일상 업무에서 “거의 모든 요소”가 AI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과거에는 데이터 엔지니어나 데이터 과학자의 도움이 필요했던 작업을 이제는 분석가가 직접 시도할 수 있게 됐고, 모델 개선과 도구의 처리 속도 향상으로 더 많은 정보도 다룰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타자는 투수가 공을 던질 가능성이 높은 지점과 감수할 만한 위험을 파악하고, 투수는 특정 각도·길이·수비 배치에서 상대 타자의 약점을 찾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최종 판단과 실행은 여전히 선수의 몫이다.

AI 활용은 경기 전술을 넘어 선수 평가 체계에도 들어가고 있다. 선수 육성 플랫폼 이퀴플레이(EquiPlay)는 코치의 평가를 표준화하고 선수의 성장 과정을 추적한 뒤, 점수를 서술형 피드백으로 바꾼다. 한 1부 리그 카운티 육성 경로에서는 코치 28명이 어린 선수 300명을 대상으로 2000건이 넘는 평가를 입력했다. 글로스터셔대학교 교수이자 글로스터 크리켓클럽 이사인 아딜라 아메드 샤피는 이 시스템의 목표가 코치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 과정을 드러내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가 인종, 사회경제적 배경, 학교, 거주 지역에 따라 선수 집단의 성장 속도가 다른지 보여주면 편향 여부를 점검하고 개입 시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판단을 어디까지 남길 것인가

가디언은 AI가 심판 보조 기술을 넘어 심판 자체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제기했다. 인간이 결정의 중심에 남아 있는 한 DRS 같은 기술은 받아들여지지만, 모든 판정을 AI가 더 정확하게 내릴 수 있다면 심판의 권위를 언제까지 유지할지는 별개의 문제가 된다. 중국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경기대회에는 500대가 넘는 로봇이 축구·육상·복싱 등에 출전했고, 일부는 넘어지거나 사람의 도움을 받았지만 한 로봇은 100m를 8.64초에 달렸다. 가디언은 이런 발전 속도를 근거로 AI가 타자를 상대하기 어려운 ‘두스라’를 던질 시점도 언젠가는 논의할 수 있다고 봤지만, 현재로서는 추측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AI의 영향은 스포츠를 전달하는 저널리즘에도 나타나고 있다. 초안이나 복잡한 생각을 표현할 문장을 AI로 찾는 일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편집자는 AI가 내놓은 내용을 검증하고 다시 구성하는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같은 언어 자료에서 문장과 농담, 관찰이 반복되면 작가마다 다른 문체가 사라지고 크리켓 기사도 비슷한 표현을 되풀이할 수 있다. 반면 와일드는 라이브 스포츠가 진정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정보와 계획이 중요해도 실제 경기에서는 실행, 기억, 불확실성, 의미 같은 인간적 요소가 남는다는 취지다.

가디언은 AI가 당장 선수나 코치, 분석가를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더 많은 일을 수행하게 하는 단계에 있다고 정리했다. 이퀴플레이의 사례처럼 평가 데이터를 축적하면 선수 육성 과정의 격차와 편향을 발견할 수 있지만, 팀의 문화와 인성, 라커룸의 균형을 판단하는 일은 아직 사람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기사에는 AI 기반 크리켓 기술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가격, 인간 심판을 대체할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았다. 보도된 변화의 핵심은 완전한 자동화보다 인간의 판단을 보조하는 시스템이 경기와 선수 육성 현장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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