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워너, 앤트로픽에 저작권 침해 소송…“클로드 학습 위해 불법 토렌트·가사 수만건 복제”

Replace upper spectators with Western people

소니 뮤직 퍼블리싱(Sony Music Publishing)과 워너 채플 뮤직(Warner Chappell Music) 계열 음악출판사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앤트로픽(Anthropic)을 상대로 대규모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앤트로픽이 해적판 사이트에서 수백만권의 책을 토렌트로 내려받고 웹에서 노래 가사를 수집해 클로드 학습에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와 공동창업자 벤자민 만(Benjamin Mann)도 개인 자격으로 피고가 됐다.

8월28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장 원문에 따르면 소니 뮤직 퍼블리싱과 워너 채플 뮤직을 비롯한 35개 음악출판사는 앤트로픽과 공동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벤자민 만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Sony Music Publishing (US) LLC v. Anthropic PBC, 5:26-cv-09217)’을 제기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AI 소송 정보 플랫폼 대일(DAIL)에 따르면, 소니의 음악 계열사가 AI 기업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에 나선 것은 최소 네 번째다. 소니는 2024년 유니버설·워너 계열 음반사들과 함께 AI 음악 생성업체 수노(Suno)와 유디오(Udio)를 각각 제소했고, 올해 7월에는 유디오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냈다. 이번에는 음반사가 아닌 음악저작물의 출판권을 관리하는 소니 뮤직 퍼블리싱 계열사들이 앤트로픽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앤트로픽 역시 AI 저작권 분쟁의 주요 피고 가운데 하나가 됐다. 대일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현재까지 저작권 침해 등을 이유로 최소 17건의 소송을 당했다.

원고들은 앤트로픽이 클로드를 개발·운영하기 위해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대규모로 불법 토렌트하고 웹에서 수집·다운로드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서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음악저작물은 수만건에 이른다. ‘에인트 노 마운틴 하이 이너프(Ain’t No Mountain High Enough)’,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아이 오브 더 타이거(Eye of the Tiger)’, 테일러 스위프트의 ‘페이퍼 링스(Paper Rings)’ 등이 사례로 제시됐다.

다만 이는 모두 원고 측의 주장으로 법원이 앤트로픽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앤트로픽은 8월29일 테크크런치에 “출판사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업자 2명도 피고로…“500만권 토렌트 직접 관여”

이번 소송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앤트로픽 법인뿐 아니라 아모데이와 만에게도 개인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이다.

원고 측은 “앤트로픽이 2021년 6월 파일공유 방식인 비트토렌트(BitTorrent)를 이용해 불법 전자책 사이트 라이브러리 제네시스(Library Genesis·LibGen)에서 최소 500만권을 내려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어 2022년 7월 앤트로픽 측이 또 다른 해적판 자료원인 파이럿 라이브러리 미러(Pirate Library Mirror·PiLiMi)에서 최소 200만권을 토렌트 방식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이 책 가운데 자신들이 권리를 가진 노래의 가사와 악보가 포함된 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소장에는 만이 직접 토렌트를 이용했고 다른 직원에게도 같은 작업을 지시했으며, 아모데이가 이를 승인·지시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이 주장은 전혀 새로운 자료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앤트로픽의 책 학습 데이터 문제를 다룬 ‘바츠 대 앤트로픽(Bartz v. Anthropic PBC, 3:24-cv-05417-WHA)’ 사건에서 앤트로픽의 데이터 확보 방식이 증거개시(discovery·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미국 민사소송 절차)를 통해 상당 부분 드러났다.

윌리엄 알섭(William Alsup)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판사는 2025년 6월23일 공정 이용 판단 명령에서 앤트로픽이 해적판 사이트에서 수백만권을 내려받아 중앙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사실과 AI 학습을 위해 별도의 복제물을 만든 행위를 구분했다.

알섭 판사는 저작물을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에 이용하기 위해 복제한 행위는 매우 변형적인 이용이라며 공정 이용(fair use)으로 인정했다. 정당하게 구매한 종이책을 디지털화한 행위도 공정 이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해적판 사이트에서 확보한 책을 영구적인 중앙 라이브러리에 보관한 행위까지 AI 학습을 위한 공정 이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번 소송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단순히 ‘AI 학습은 공정 이용인가’가 아니라 “학습 자료를 어떤 방법으로 확보했는가”다. AI 학습을 위한 복제와 그에 앞선 학습 데이터 취득 행위를 법적으로 별개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직접침해·기여침해·CMI 제거까지 4개 청구

소니·워너 측은 소장에서 네 가지 청구 원인을 제시했다.

첫째는 토렌트에 의한 직접 저작권 침해로 앤트로픽과 아모데이, 만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둘째는 토렌트 행위에 대한 기여침해(contributory infringement·타인의 저작권 침해를 알면서 실질적으로 기여한 경우 책임을 묻는 법리)로 아모데이와 만을 상대로 한다.

셋째는 앤트로픽을 상대로 한 별도의 직접 저작권 침해다. 원고들은 앤트로픽이 토렌트뿐 아니라 인터넷 스크레이핑, 책의 디지털화와 데이터셋 등을 통해 음악저작물을 확보한 뒤 클로드 학습과 결과물 생성 과정에서 다시 복제했다고 주장한다.

넷째는 저작권 관리 정보(Copyright Management Information·CMI) 제거·변경이다. CMI는 저작물의 제목이나 저자·저작권자 이름 등 저작권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말한다. 미국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DMCA)의 저작권법 제1202조는 일정한 요건 아래 이런 정보를 고의로 제거하거나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원고들은 앤트로픽이 학습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음악저작물의 제목, 작가와 저작권자 정보 등을 의도적으로 제거하거나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앤트로픽이 이런 행위가 저작권 침해를 유발·가능하게 하거나 침해 사실을 은폐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았거나 알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CMI 청구는 단순히 메타데이터가 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제1202조가 요구하는 고의와 인식 등 각각의 법적 요건을 원고가 입증해야 한다.

소니·워너까지 가세…3대 음악출판사 모두 앤트로픽과 소송

이번 제소로 세계 음악출판 시장을 주도하는 3대 음악기업의 출판 부문이 모두 앤트로픽과 저작권 소송을 벌이게 됐다.

뮤직 비즈니스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유니버설 뮤직 퍼블리싱 그룹(Universal Music Publishing Group), 콩코드 뮤직 그룹(Concord Music Group), ABKCO는 2023년 약 500곡을 대상으로 앤트로픽을 제소했다. 이 사건은 이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음악출판사들은 앤트로픽의 토렌트 이용 문제가 별도로 드러나자 올해 1월 두 번째 소송도 제기했다. ‘콩코드 뮤직 그룹 대 앤트로픽 II(Concord Music Group, Inc. v. Anthropic PBC II, 3:26-cv-00880)’ 사건이다.

BMG도 3월 음악저작물 493개를 대상으로 별도 소송을 제기했고 독립 음악출판사 라운드 힐 뮤직(Round Hill Music)도 8월17일 앤트로픽을 제소했다. 라운드 힐의 소송은 이번 소니·워너 제소 불과 11일 전이다.

새 소송은 기존 콩코드 사건들과 사실관계와 법률 대리인 일부가 겹친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새 사건이 유미 K. 리(Eumi K. Lee) 판사가 담당하는 기존 사건과 관련 사건으로 지정되거나 재배당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관련 사건 지정이나 재배당 여부는 법원의 후속 기록으로 확인해야 한다.

쟁점은 ‘AI 학습’에서 ‘데이터 취득 방식’으로

이번 소송은 AI 저작권 분쟁에서 공정 이용 논쟁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또 다른 전선을 보여준다.

바츠 사건에서 알섭 판사는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한 복제와 해적판 자료를 확보해 라이브러리를 만드는 행위를 별개로 취급했다. 학습 목적의 이용이 공정 이용이라고 인정되더라도 그 전에 저작물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확보한 행위까지 자동으로 면책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소니·워너 측은 이 구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토렌트로 음악저작물을 취득한 행위 자체를 독립적인 직접침해로 구성하면서 스크레이핑과 학습, 클로드가 가사를 출력하는 행위까지 별도의 침해라고 주장했다.

손해배상 규모도 쟁점이다. 미국 저작권법 제504조는 고의적 침해가 입증될 경우 법원이 저작물 1개당 최대 15만달러(약 2억700만원)의 법정손해배상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한다. 원고가 주장하는 침해 대상이 수만곡인 만큼 이론적인 최대 노출액은 수십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소장이 특정한 총 배상액을 청구한 것은 아니며 실제 배상액은 침해 성립 여부와 저작물 수, 저작권 등록 상태, 고의성 등 여러 법적 판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CMI 청구에는 별도의 법정손해배상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원고들은 침해 자료의 폐기와 관련 정보 공개, 배심재판 등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법원이 판단해야 할 문제는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AI가 학습할 수 있는가’ 하나가 아니다. AI 기업이 학습 자료를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얻었는지, 그 과정에서 저작권 정보를 제거했는지, 학습 이후 모델이 원저작물을 다시 출력했는지, 경영진이 불법적인 자료 취득에 직접 관여했는지가 각각 독립적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 문제를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은 아직 소장만 제출된 초기 단계로 법원의 책임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다.

Q&A 5개

Q1. 소니가 AI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처음인가.

아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AI 소송 정보 플랫폼에 따르면 소니의 음악 계열사가 AI 기업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에 나선 것은 확인되는 것만 최소 네 번째다. 2024년 수노와 유디오를 상대로 각각 소송에 참여했고 올해 7월 유디오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냈다. 이번에는 소니 뮤직 퍼블리싱 계열사들이 앤트로픽을 제소했다.

Q2. 앤트로픽은 지금까지 몇 건의 관련 소송을 당했나.

미국 조지워싱턴대 AI 소송 정보 플랫폼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현재까지 저작권 침해 등을 이유로 최소 17건의 소송을 당했다. 다만 사건별 청구 내용과 원고는 서로 다르므로 17건을 모두 동일한 유형의 저작권 소송으로 볼 수는 없다.

Q3. 음반 자체를 AI 학습에 사용했다는 소송인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음원 녹음물(sound recording)보다 음악저작물(musical composition)이다. 가사와 악보 등에 대한 출판권을 가진 회사들이 원고다. 음반사의 마스터 음원 권리와 음악출판사의 작사·작곡 저작권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Q4. 왜 아모데이와 만 개인까지 피고가 됐나.

원고들은 만이 직접 비트토렌트를 사용했고 아모데이가 관련 행위를 승인·지시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두 사람에게 토렌트 직접침해와 기여침해 책임을 묻고 있다. 개인 책임이 실제 인정될지는 향후 재판에서 판단해야 한다.

Q5. 이번 사건에서도 AI 학습의 공정 이용 여부가 가장 중요한가.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쟁점은 아니다. 바츠 사건 이후에는 데이터 취득 자체의 적법성, AI 학습을 위한 복제, CMI 제거, 모델의 저작물 출력 등을 서로 구분해 판단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소송은 이 가운데 여러 단계를 동시에 문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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