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배우·공연예술인 80여명, 목소리 소유 법안 도입 요구

맷 루커스(Matt Lucas)와 휴 보너빌(Hugh Bonneville), 니콜라 코클런(Nicola Coughlan) 등 영국 배우·공연예술인 80여명이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소유할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을 도입하라고 영국 정부에 요구했다.

BBC는 8월 28일 이들이 앤디 번햄(Andy Burnham)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AI가 실제 사람의 음성 녹음을 학습해 만든 복제 음성으로부터 더 강한 보호를 제공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에는 배우뿐 아니라 가수와 오디오북 내레이터 등 다른 공연 분야 종사자들도 서명했다.

AI 음성 복제는 실제 사람의 녹음물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간단한 복제 음성은 수초 분량의 오디오만으로도 수분 안에 만들 수 있지만, 고품질 복제품을 만들려면 수시간의 음성 자료가 필요한 것으로 설명됐다.

이번 캠페인을 공동 설립한 오디오북 내레이터 앨리스 소켓은 AI 음성 복제가 공연 산업 전체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가 공개 영역에 존재하지만 법적으로는 완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음성 도용이 매주 늘어나는 것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리 걸스’ 출연 배우 시본 맥스위니(Siobhán McSweeney)는 정부가 기술 변화에 뒤처지고 있다며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다만 AI를 사람을 쓸모없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활용할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관객은 AI가 아닌 인간과의 연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가수 샌디 톰(Sandi Thom)도 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2006년 발표곡 ‘아이 위시 아이 워즈 어 펑크 로커(위드 플라워스 인 마이 헤어)’로 알려진 톰은 자신의 목소리가 태어날 때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고유한 것이라며, 그 안에는 자신이 겪은 감정과 삶, 고통과 눈물, 기쁨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디지털 복제물이 창작 산업을 포함해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해를 끼칠 가능성도 있다고 BBC에 밝혔다. 정부는 인간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에 대응하면서 정당한 혁신을 보호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AI 음성 기술이 항상 위협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운동신경세포병으로 목소리를 잃은 이본 존슨은 AI로 자신의 음성을 복제한 뒤 가족이 잊고 있던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들려줄 수 있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팸 크론래스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음성을 포함한 디지털 형상을 장례식에 등장시켜 조문객들에게 인사를 전하게 한 사례도 소개됐다.

영국에서는 지난 6월 법률 전문가들이 AI 기술 발전에 비해 현행법이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마틸드 파비스 박사는 당시 법이 목소리와 얼굴, 정체성을 어느 정도 다루지만 완전히 보호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원문 보기 (bbc.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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