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두 빅 스튜디오(Do Big Studios)가 AI로 만들어진 밈 캐릭터 ‘이탈리안 브레인롯’의 저작권과 사용료를 둘러싸고 프랑스 스타트업과 캘리포니아 법정에서 맞붙었다. 판결에 따라 게임과 영상 등에서 캐릭터를 사용할 때 창작자에게 사용료를 내야 하는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8월 22일 이 소송이 AI 생성 예술의 권리 귀속을 둘러싼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고 보도했다. 소송 당사자인 두 빅 스튜디오는 로블록스에서 인기를 끈 게임 ‘스틸 어 브레인롯’을 제작했고, 프랑스 스타트업 멘텀 랩(Mementum Lab)은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일부의 젊은 창작자들을 대리하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수백만달러 규모의 수익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탈리안 브레인롯’은 2025년 초 인터넷에 등장한 AI 생성 캐릭터 밈이다. 가짜 이탈리아어처럼 들리는 이름을 가진 기괴한 캐릭터들이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비디오게임 등으로 확산했으며, 어린이 이용자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토성 모양의 몸통에 사람의 발을 붙인 소는 ‘라 바카 사투르노 사투르니타’, 튀튀를 입은 거품 커피는 ‘발레리나 카푸치나’로 불린다.
스틸 어 브레인롯은 지난해 이 밈이 확산한 직후 출시됐다. 게임에서는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나오는 브레인롯 캐릭터를 이용자가 골라 가져가거나 다른 이용자의 캐릭터를 훔칠 수 있다. 이 게임은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의 상위권에 올랐고, 한때 수십만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게임으로 소개됐다.
게임 제작자이자 두 빅 스튜디오 소유자인 샘 브락타(Sam Brakta·온라인 활동명 스파이더새미)는 게임이 인기를 얻은 뒤 멘텀 랩으로부터 ‘텅 텅 사후르’ 사용에 관한 라이선스 협상 요청을 받았다. 나무 막대처럼 보이지만 얼굴과 팔·다리가 있고 야구방망이를 든 이 캐릭터는 이탈리안 브레인롯의 대표 캐릭터 가운데 하나다. 두 빅 스튜디오는 사용료를 지불하는 대신 멘텀 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두 빅 스튜디오 측 변호사 애런 모스(Aaron Moss)는 7월 수정 소장에서 AI가 만든 자료는 인간 저작성이 없어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며, 따라서 멘텀 랩이 주장하는 권리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멘텀 랩 공동창업자 에벤 제다(Eben Jeda)는 캐릭터들이 전 세계 수백만명의 어린이에게 알려졌고 수억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로 성장한다면 원작 창작자도 그 성공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쟁점은 AI 이미지 생성기에 입력한 프롬프트가 예술적 표현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다. ‘텅 텅 사후르’는 인도네시아 청년 페르난다 바가스 인드라스타타(Fernanda Bagas Indrastata·온라인 활동명 녹사)가 7개의 프롬프트를 사용해 약 15분 만에 만들었다고 법원 기록에 적혔다. 캐릭터의 형상은 인도네시아 전통 북인 ‘켄통안’에서 착안했으며, 라마단 기간 금식 전 식사인 사후르를 위해 사람들을 깨울 때 내는 북소리 ‘퉁 퉁’이 이름의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2024년 챗봇이 제품이나 예술 작품의 유일한 발명자 또는 창작자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미국 저작권청도 지난해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한 작품은 저작권 보호가 가능하다고 확인했지만, 인간의 기여가 저작자로 인정될 만큼 충분한지는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UCLA의 기술·법·정책연구소 공동소장인 마크 매케나 법학 교수는 AI 그림·이야기·노래가 저작권을 갖는 날이 올 수 있지만, 프롬프트를 몇 개 입력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