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 후보 설계해도 미국 특허 발명자는 인간만 인정

AI가 신약 후보물질을 설계하더라도 미국 특허에서는 인간만 발명자로 인정돼 AI의 기여를 어디까지 반영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이 생성형 AI로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를 제안했다고 홍보했지만, 특허에는 알렉스 자보론코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인간 5명만 발명자로 기재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는 8월 21일 보도에서 이 사례가 AI 신약 개발과 지식재산권 제도의 간극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보도자료에서 해당 분자가 자사의 생성형 AI 플랫폼에 의해 발견됐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권리 확보를 위한 특허 출원에서는 AI를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법원이 AI를 발명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단은 라이언 애벗 변호사가 AI ‘다버스(DABUS)’를 발명자로 기재한 시험 소송에서 확립됐다. 다버스는 열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쌓기 쉽게 만든 복잡한 기하학적 표면의 식품 용기를 설계했으며, 인간이 설계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애벗은 AI를 발명자로 적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2022년 발명자를 뜻하는 미국 법률의 ‘개인(individual)’이 인간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AI가 법적 권리를 가질 수 있는지 같은 철학적 문제는 판단의 핵심이 아니며, 기계는 사람이 아니므로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의 최고사업·법무책임자인 사라 코먼은 인간 발명자가 없으면 발명도 특허도 없다며, AI 발전에 맞춰 법률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특허상표청도 AI가 인간이 했다면 발명 행위가 될 수 있는 일을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는 AI를 계산기와 같은 도구로 취급한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에는 AI가 관여한 발명에서 인간이 공동 발명자로 인정될 조건을 안내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특허청은 방향을 바꿔 AI 사용을 반드시 밝힐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쟁점은 앞으로 인간이 발명에 얼마나 기여해야 특허 발명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느냐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애벗은 잘못된 발명자 기재를 이유로 특허를 무효화하려는 법적 도전이 AI 신약을 겨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산출물을 보호하지 않으면 신약 개발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실리코 메디슨에서는 인간 화학자들이 여전히 약물을 합성하고 변형 물질을 만들며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어 특허에 이름을 올릴 근거가 남아 있다. 자보론코프 CEO는 실험을 완전히 자동화하더라도 누군가는 버튼을 누르고 예산을 배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버튼을 누르는 행위만으로 발명자 자격을 얻을 수 있는지는 향후 소송에서 다뤄질 문제라고 애벗은 지적했다.

원문 보기 (technologyrevi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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