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전문가위원회, 대학의 AI 대응 전면 재검토 권고

매사추세츠공대(MIT) 전문가위원회가 AI 확산으로 대학의 교수 면담과 스터디그룹, 교수·학생 간 신뢰가 약화하고 있다며 대학의 AI 대응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더디코더는 2026년 6월 공개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10월 5일 이같이 보도했다.

교수 면담 줄고 학생 학습 파악 어려워

보고서는 학생들이 AI를 여러 학습 상황에서 사용하는 가운데 교수 면담에 나오는 학생이 줄고 온라인 토론 참여와 기숙사·도서관 스터디그룹도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수들은 학생이 실제로 무엇을 배웠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졌으며, 허가받지 않은 AI 사용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도 손상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2025년 가을 MIT 학생신문 더테크(The Tech)의 설문에서는 학생 3분의 2 이상이 AI를 자신의 경력에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AI 활용에 준비됐다고 느낀 비율은 약 4분의 1에 그쳤다.

위원회는 AI 탐지 소프트웨어가 신뢰하기 어렵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이나 신경다양성 학생의 글을 AI 생성물로 잘못 판정할 수 있다며 사용을 권하지 않았다. AI가 쓴 문장을 사람 글처럼 바꾸는 도구가 등장해 탐지와 회피가 반복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논문과 학위논문에는 AI 사용 여부를 공개하게 하되 AI를 공동 저자로 올려서는 안 된다고 제안했다. 교수들이 강의자료·피드백·채점에 AI를 쓸 때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권고다.

AI가 학생 연구 기회와 평가를 바꿀까

학생 대신 AI 에이전트를 연구보조원으로 쓰려는 교수들이 생기면 학부생 연구기회 프로그램(UROP)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위원회는 우려했다. 이 프로그램은 저렴한 연구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25년 졸업생의 93%가 한 차례 이상 참여했고 교수진의 58%가 멘토를 맡았다. 위원회는 챗봇에서 정답을 얻는 일이 학습을 마쳤다는 착각을 낳고, 어려움에 부딪힐 때 스스로 사고하기보다 AI에 의존하게 할 수 있다고 봤다.

다른 대학과 연구에서도 AI 이용 확산과 학습·평가의 간극이 관찰됐다. 하버드(Harvard) 설문에서는 2024년 응답자의 약 87.5%가 AI를 쓴다고 답했고, 약 25%는 AI 때문에 교수 면담을 덜 하고 교수에게 도움을 덜 요청했으며 지정된 읽기자료를 건너뛰었다고 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분석한 대화에서는 학생들이 분석·창작 등 고차원적 사고를 클로드(Claude)에 맡긴 경우가 거의 절반이었다. 중국의 학생 2만6000여명 장기 연구에서는 AI 사용으로 숙제 점수가 18% 올랐지만 6개월 뒤 시험 점수는 20% 낮아졌다. 다만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의 2년 연구에서는 AI 사용 집단이 AI를 쓰지 않은 집단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

위원회는 모든 수업에 일괄 규칙을 적용하기보다 학습 목표를 먼저 정하고 평가 방식을 설계한 뒤 허용할 AI 사용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술시험과 학기별 포트폴리오, 대면 토론, 프로젝트 중심 평가를 늘리고, 각 과목의 AI 정책과 근거를 강의계획서에 명시하라는 것이다. AI 접근 격차도 과제로 꼽혔다. MIT는 팔리(Parley) 플랫폼으로 구성원에게 여러 AI 모델을 제공하고 교수와 대학원생에게 월 30달러 상당의 무료 크레딧을 주지만, 오픈AI(OpenAI)·구글(Google)·앤트로픽의 프리미엄 구독은 월 수백달러에 달해 학생별 이용 격차가 성과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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