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AI 규제 서두르지만 초당적 합의 못 해

미국 의회에서 AI 규제를 서둘러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는 데다 규제 방식에 대한 초당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9월 17일 산업계의 잇단 경고를 계기로 의회 내 AI 규제 논의가 다시 급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의회 내 AI 규제 입장 엇갈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미국 하원의장은 프런티어 AI(frontier AI) 연구소들이 스스로 규제해야 한다면서도 AI 개발을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에는 반대했다. 존슨 의장은 AI를 안전하게 개발해야 하지만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Hakeem Jeffries) 뉴욕주 하원의원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의회가 즉각적이고 निर्ण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 강화 요구는 정당 구도를 넘어 확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스티브 배넌(Steve Bannon)과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은 9월 16일 워싱턴의 한 행사에서 각각 AI 기술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 등 주요 AI 기업들도 규제 필요성에는 입장 차이를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독립적인 감시기관이 AI 개발 과정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양사 관계자들이 지지를 나타냈다.

연방 기준과 주정부 규제 충돌

AI 규제 논의는 수년간 의회에 머물렀다. 초당적 하원 태스크포스는 2024년 보고서를 냈고, 올해 초에는 제이 오버놀트(Jay Obernolte) 공화당 하원의원과 로리 트라핸(Lori Trahan) 민주당 하원의원이 포괄적인 초당적 법안을 내놨지만 양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규제 방향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민주당에서는 1월 이후 한쪽 또는 양쪽 의회를 장악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당장 입법을 서두르지 않으려는 기류가 나타난다.

핵심 쟁점은 연방정부가 일괄적인 기준을 정할지, 주정부가 별도 규제를 계속할지다. 공화당 소속 캣 캐맥(Kat Cammack) 하원의원은 기업들이 50개 주마다 다른 규제 체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과 주정부 권한을 중시하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주정부 규제를 폭넓게 막는 방안에 반대한다. 가족·기술 정책 연구자인 대니얼 코크런(Daniel Cochrane)은 텍사스·플로리다·유타 등 주정부가 의회보다 먼저 AI 기업에 책임을 묻는 규제를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입법 내용과 일정은 아직 불투명하다. 미국 진보정책센터의 기술정책 분석가 니콜 앨버레즈(Nicole Alvarez)는 AI가 큰 변화를 일으키며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워싱턴의 공감대가 있지만, 실제 쟁점은 어떤 거버넌스를 만들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 보호는 초당적 합의가 가능한 분야로 거론됐다. 앨버레즈는 아동 성착취물을 생성하는 AI 시스템을 금지해야 한다고 했고, 코크런은 조시 홀리(Josh Hawley) 상원의원의 GUARD 법안이 아동용 AI 동반자에 제한을 두고 성적으로 노골적인 챗봇을 만드는 사람에게 형사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간선거 전 연방 기준을 마련할 동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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