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데이터센터 건설 붐, 주택·전력망·인력 압박해 물가 자극

호주의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최대 1500억호주달러 규모의 투자를 끌어들이지만 주택·전력망·숙련 노동력에 압력을 가하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 데이터센터 산업의 경제적 효과와 위험을 다룬 더컨버세이션은 9월 16일 이같이 분석했다.

1500억호주달러 투자와 경제적 효과

글로벌 기술기업들은 AI와 디지털 서비스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30년까지 호주 데이터센터에 최대 1500억호주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엔지니어, 전기기사, 건설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전력 인프라와 전문 장비 수요를 늘릴 수 있다. 정치적 안정성과 제도적 기반, 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 시장과의 접근성도 호주가 투자처로 꼽히는 이유다.

다만 투자액이 그대로 호주 경제에 남는 것은 아니다. 서버와 프로세서,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등 지출의 상당 부분이 수입품에 쓰여 현지 생산과 연결되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반으로, 대량의 컴퓨터가 디지털 정보를 저장·처리·전송하는 시설이다. 건설 과정에서 주택·도로·재생에너지 사업과 같은 인력을 놓고 경쟁하면 이미 최대 7만2000명에 이르는 전기기사·엔지니어·숙련 노동자 부족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경력 2년의 전기기사에게 연봉 20만달러를 제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전력·구리 수요가 키우는 물가 압력

데이터센터 증설은 전력과 물 사용량, 부지 수요도 늘린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가계와 기업의 비용이 오를 수 있고, 데이터센터 부지가 주택이나 물류시설에 활용될 기회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호주중앙은행은 경제의 공급 여력에 압박이 생길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가 숙련 인력 확보 경쟁, 건설 자재 수요 증가, 대규모 투자 유입을 통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물가 상승률은 중앙은행 목표 범위인 2~3%를 웃돌고 있어 추가 수요가 물가 안정 정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케이블과 전력 설비, 냉각 장비에는 구리도 대량으로 들어간다. S&P글로벌은 세계 구리 수요가 2025년 2800만미터톤에서 2040년 4200만미터톤으로 약 5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리 가격 상승은 호주 광산업체에 이익이 될 수 있지만 국내 건설과 전력망, 재생에너지 사업의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앤드루 찰턴 호주 디지털경제 차관보는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토지와 전력을 제공해도 AI 관련 경제적 가치가 해외로 흘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효과를 키우려면 호주 안에서 AI 전문성,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디지털 서비스를 함께 육성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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