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수조 달러의 자금이 쏠리면서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장비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화 금융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고 블룸버그(Bloomberg)가 8월 12일 보도했다. 천문학적인 설비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금융 시장에서는 미래 현금흐름(cash flow·기업이 사업 활동으로 창출하는 현금 유입)을 쪼개어 다양한 등급의 증권을 발행하는 기법이 적극 활용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의 본질은 자산이 창출하는 현금흐름을 나누어 위험 선호도가 다른 투자자들에게 맞춤형 증권을 판매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금흐름 분할과 AI 자산의 위험 구조
AI 데이터센터 금융 구조에서는 100달러(약 13만8000원)의 현금흐름이 예상될 때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선순위 채권(senior claim·파산 시 우선 변제권을 갖는 채권)을 발행해 상위 20달러(약 2만7600원)를 먼저 배정한다. 반면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는 주식 옵션 형태의 후순위 증권을 발행해 초과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이 쓰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 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 연산을 가속하는 핵심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의 빠른 감가상각과 향후 임대 계약 재갱신 불확실성이 투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SEC 규제 완화와 Wall Street의 자금 조달
인베스트먼트뉴스(InvestmentNews)에 따르면,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데이터센터 자산유동화증권(ABS·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기존 ABS 규제 적용을 면제하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금융 시장의 자금 유입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유권해석으로 발행사가 위험의 일부를 직접 떠안아야 하는 위험보유 규제(risk retention·부실 발행을 막기 위해 발행사가 채권의 최소 5%를 보유하도록 한 제도) 부담이 줄어들었다.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엔비디아 등 주요 테크 기업과 손잡고 5000억달러(약 69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전용 민간 자금 조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SEC의 조치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장비가 공항이나 도로 같은 독립된 투자 자산군으로 재평가받게 되었으나, 일각에서는 AI 수익성이 실적을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