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아일랜드의 중고서점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대량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며 AI 기업의 데이터 확보 목적을 의심하고 있다.
가디언(The Guardian)은 8월 15일 보도에서, 중고서점들이 미국·캐나다·유럽 등 여러 지역의 구매자로부터 주로 묶음 형태의 주문이 몰리는 현상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노섬벌랜드 앨닉의 중고서점 ‘바터 북스(Barter Books)’ 공동 소유주 스튜어트 맨리(Stuart Manley)는 주문이 약 3개월 전부터 도착하기 시작했으며, 스포츠나 자동차처럼 특정 주제로 묶이는 일반적인 패턴과 달리 책 구성이 제각각이라 “이상한 조합”이라고 말했다.
맨리는 최근 주문에 존 르 카레(John le Carré)의 ‘미션 송(The Mission Song)’ 에스토니아어 번역본, 앤 브론테(Anne Brontë)의 ‘애그니스 그레이(Agnes Grey)’ 특정 판본, 그리고 1983년 10월호 ‘워십(Warship)’ 같은 월간지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는 ‘임의의 책 수백 권’을 3명의 구매자에게 모두 합쳐 약 4000파운드어치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골웨이 카를갈웨이의 ‘엠더 북스(MW Books)’ 주인 짐 샤우설리(Jim Shaughnessy)는 5월부터 다양한 대규모 주문이 들어오고 있으며, 주문이 간헐적이고 아마도 기계에 의해 이뤄지는 듯하며 특정 주제성이 약해 “무엇을 고르는지”가 낯설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가디언이 확인한 배송 우편번호 하나가 서로 다른 구매자들에 의해 사용됐으며 영국 히스로공항 인근 물류 창고 그룹을 가리킨다고 전하면서, 유사한 구매자들로부터 1월 이후 6000권, 수천 파운드어치 주문을 받았다는 무명 판매자 진술도 실었다. 이 판매자는 구매자들이 대량으로 책을 요청하면서도 할인은 요구하지 않고 “제값”을 지불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주문 급증은 중고서점 업계에서 AI 기업이 책을 수거해 스캔한 뒤 펄프(분쇄)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추측을 키웠다. 가디언은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앤트로픽(Anthropic)이 클로드(Claude) 챗봇 개발사로서 수천만 달러 규모로 책을 확보하고 등 부위를 잘라 스캔 가능하게 한 뒤 재활용에 보내는 방식이 있었다고 보도했다고 소개했다.
앤트로픽은 이에 대해 “클로드는 공개 웹 데이터, 상업적으로 확보한 데이터, 그리고 우리가 직접 생성한 데이터를 혼합해 학습한다”며 “희귀하거나 고서(antiquarian) 책을 사서 훼손·파기하는 데이터 확보 프로그램은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404 미디어(404 Media)가 ISBNdb 자료를 인용해 중고서적이 AI 학습 데이터로 선호될 수 있다고 보도한 뒤 해당 페이지가 삭제됐다는 내용도 함께 전해졌다.
가디언은 중고서적 주문이 보통 북 마켓플레이스인 빌리오(Biblio)와 에이브북스(Abebooks) 등을 통해 이뤄진다고 설명했으며, 빌리오와 에이브북스는 코멘트를 위해 접촉했다고 덧붙였다.